2020년에 6권으로 발간된 안즈민의 일기(安志敏 2020)는 이전에 발간된 자료들과 조중고고발굴대의 실무를 담당했던 안즈민의 일기가 총 6권으로 간행되었다. 특히 그의 일기에는 본인이 조장으로 활동했던 조중고고발굴대에서의 활동도 포함되었다. 그의 자료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1960년대 조중고고발굴대, 나아가서 고조선 고고학의 태동을 밝혀주는 획기적인 자료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책 해제문에서는 이 일기를 쓴 안즈민, 그리고 그의 일기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조중고고발굴대의 내막을 살펴보고 고조선을 둘러싼 북한과 중국의 역사 분쟁의 시말과 그 의의를 알아보고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조중고고발굴대의 내막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2007년에 출판된 구제강의 일기와 2011년에 출판된 당시 고고학연구소의 소장이었던 샤나이의 일기에 기록된 북한 조사단과의 만남이 거의 전부였다. 물론, 그 이전인 1996년에 중국 측 발굴대를 담당한 안즈민을 중심으로 간행한 [솽퉈쯔여강상雙?子與崗上]의 서문, 그리고 북한 측이 발갈한 [중국 동북지방의 유적 발굴보고]에서 그 전모를 간략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보고서는 각각 상대측의 참여를 감춘 것이며, 샤나이 및 구제강의 일기는 발굴 당사자가 아니고 단편적인 북한과의 교류만 언급되어 있을 뿐이라 전모를 파악하는 데에 큰 한계가 있다. 반면 2020년에 발간된 [안즈민 일기]는 기존의 자료들과 달리 획기적으로 조중고고발굴대에 대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의 딸인 안자야오安家?(안가요)와 안자웬安家瑗(안가원)(모두 고고학자)의 노력으로 총 5권으로 정리된 그의 일기는 평생 그가 정리하고 종사한 발굴과 연구, 그리고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에서의 업무가 기록되어 있다. 물론, 문화혁명기간은 아예 누락되어 있으며 서론에서도 언급되는 바 공간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한 검열을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 조중고고발굴대에 대한 내용은 [안즈민 일기]의 제2권에 실렸는데, 전체 일기에서 공동작업을 한 기간만 수록이 되었으며 그나마도 북한과의 민감한 토론 부분은 자세한 내용이 생략되었다. 한편, 안즈민은 자신이 담당한 고조선 발굴 과정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북한의 주영헌朱永憲과 중국의 왕중슈王仲殊(왕중수)를 중심으로 활동한 [고구려 발해 조사단]의 성과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 아울러, 조중고고발굴대가 마무리 된 직후의 일기는 모두 빠져 있어서 갈등 직후 중국 내부에서 어떤 식으로 그 갈등을 마무리했는지는 자세히 알기 어렵다.
이상 언급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매일 관련 작업이 기록되었고 북한 측의 요구사항 및 발굴 작업의 정황이 자세하게 기록되었다. 이는 단순한 조중고고발굴대의 일지를 넘어서 1960년대 중국 동북지역 고고학 발굴의 방법, 시대 상황, 고고학 자료 관리 등을 총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고고학사에서 매우 귀한 자료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