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스타가 된 소녀들 - 김애라 지음
페북 스타가 된 소녀들

저자 : 김애라

발행일 : 2024년 11월 20일 출간

분류 : 사회과학 > 사회문제/복지 > 사회문제 > 청소년문제 KDC : 사회과학(300)

정가 : 18,000원

출판사
출판사연락처
출판사 주소
쪽수
264
ISBN
9788965643012
크기
131 * 205 * 18 mm / 752 g

도서분류

사회과학 > 사회문제/복지 > 사회문제 > 청소년문제

도서소개

페북 걸스, 시대의 인싸가 되다! 디지털 자본주의는 10대 소녀들에 기대어 어떻게 성장했는가? 10대 소녀들의 놀이, 성취, 보상, 좌절을 생생하게 풀어낸 현장 연구서! 얼짱, 페북 스타, 뮤즈 모델… 소셜 미디어를 ‘잘하는 소녀’와 ‘소녀성 산업’의 탄생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오늘날만큼 막강하기 전, 10대 여성은 그 시류의 선두에 있었다. 어른들이 신문물을 더듬더듬 배워가는 동안 이들은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공간을 빠르게 접수했다. 10대 여성의 ‘페이스북 하기’는 어른 세대와는 질적, 양적으로 달랐다. 소셜 미디어라는 뉴미디어를 가장 먼저, 가장 열정적으로 사용한 이들은 곧 소셜 미디어 문화와 시장의 주체로 등장했다. 저자가 10대 여성의 ‘페이스북 하기’에 주목하게 된 계기도 이들의 왕성한 디지털 활동 때문이었다. 특히 이들은 화장한 얼굴, 꽉 끼는 옷으로 가슴을 부각하는 셀피를 하루에도 몇 장씩 업로드하는 등 스스로를 보여주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바야흐로 인터넷의 미덕이 익명성에서 ‘전시’로 바뀌고, 소셜 미디어가 관심과 명성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리고 이에 맞춰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갓 태동했다. 10대 여성들은 소셜 미디어 콘텐츠의 양을 증폭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부지런히 퍼 나르면서 빠르게 유통시킨 디지털 자본주의의 촉매자이기도 했다. 디지털 자본주의를 최전선에서 일군 10대와 20대 초반의 이 세대는 소셜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갖고 놀며 소셜 미디어의 대중화를 이끄는 한편 상업적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창출해 냈다. ‘소녀성 산업’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소녀성 산업은 10대 여성의 등장과 함께 소셜 미디어에서 생겨난 새로운 일, 그리고 소녀성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활용되고 동원되는 산업 체계를 일컫기 위해 저자가 주조해 낸 용어다. 저자는 이 개념으로 또래 네트워크에 기반한 소셜 미디어의 소비시장이 10대 여성의 (무임 혹은 저임의) 디지털 노동에 기대어 소녀성을 상품화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이 책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새로운 문화와 경제의 중심이 되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 10대 소녀들의 놀이터이자 일터가 되어버린 페이스북 주변을 탐사한 생생한 현장 연구서다. 저자는 당대 10대 여성과 그들의 놀이?노동의 장(場) 가까이에 몇 년간 머물면서 디지털 자본주의가 어떻게 우리 일상에 완벽히 침투해 오는지 지켜봤다. 소셜 미디어가 돈이 되는 것이 일상이 된 지금, 이 책은 더는 새로울 것 없는 것처럼 보이는 디지털 자본주의, 그리고 그것을 떠받치는 장치인 소셜 미디어가 10대 여성의 삶을 어떻게 구성해 내는지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소개

저자 김애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십대 여성의 디지털 노동과 ‘소녀성 산업’에 관한 연구」로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변화에 따른 여성의 일과 문화, 정치 참여 그리고 성별 관계에 관한 젠더 분석이 주 연구 분야이며, 청소년과 청년 세대의 디지털 문화, 디지털 성폭력, 인공지능과 젠더 편향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디지털 심미안』을 썼고, 함께 지은 책으로 『원본 없는 판타지』,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탈코르셋’, 겟레디위드미: 디지털경제의 대중화된 페미니즘」, 「기술매개 성폭력의 ‘실질적’ 피해와 그 의미」 등이 있다.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외모 디지털 심미안 원본 없는 판타지 페미니즘 교실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

목차

프롤로그: 온라인에서 10대 여성 만나기 1부 소녀성 산업 1장 자기를 프로듀싱하는 소녀들 2장 소셜 미디어와 소통 자본주의 3장 패션 뷰티와 또래 네트워크 4장 ‘좋아요’가 돈이 되는 과정 5장 돈을 버는 사람들 2부 유능한 노동자 페북 스타 6장 일상과 감각을 판매하기: 소셜 미디어를 ‘잘하는 소녀’ 되기 7장 소녀성의 리터러시: 그냥 예쁘기만 해서는 안 돼요! 8장 미성년과 성년 그 사이에서: 디지털 노동과 ‘소녀’ 주체 9장 연결됨의 즐거움 10장 수능보다 뷰티 크리에이터! 11장 지속하기 어려운 ‘소녀성’ 커리어 에필로그

서평

새로운 10대의 여성성 ‘소녀성’ 전통적인 의미의 ‘소녀성’은 ‘미성년 여성’, ‘여학생’과 같이 기존의 10대 여성을 범주화해 왔던 연령이나 학교 교육 체계와 연동되어 있었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가 출현하기 이전, 10대 여성은 ‘소비자’나 문화산업의 ‘팬’ 정도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10대 여성의 일상이 완전히 바뀌면서 ‘소녀성’ 또는 ‘10대 여성성’의 동시대적 의미는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저자는 10대들의 새로운 여성성인 ‘소녀성’이 어떤 경로로 10대 여성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승인된 어떤 속성을 가리키게 되는지 밝혀낸다. 예컨대, ‘예쁨’, ‘스타일리시’, ‘패셔너블’ 같은 소녀성의 속성이 10대 여성 사이에서 승인되려면 반드시 또래 네트워크 내 평판 체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즉 또래 네트워크 감성에 적합한 자기 전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10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싶어 하는 속성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관찰에 따르면, 이 때문에 10대 여성들의 타임라인은 자신의 얼굴, 성형수술과 운동, 다이어트, 연애, 패션 스타일, 헤어스타일, 화장법, 쇼핑, 여행 등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10대 여성성의 속성들이 또래 네트워크에서 공유되는 소비 상품 정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10대 여성이 스스로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소녀성’이 상품 판매 기업이나 마케팅 기업 등의 상업 주체와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노동 주체라는 인식이 없이 일 잘하는 노동자 페북 스타 ‘은진’은 ‘페북 스타’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루 5-7시간을, ‘경현’은 ‘자는 시간 빼고 전부’, ‘나현’과 ‘다정’은 10시간을 이용하고 있었다.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미 많은 시간을 들여 패션이나 화장품에 관한 게시물을 만들어 업로드했다. 이들은 평소 학업보다는 패션 뷰티 영역에 더 많은 흥미를 가졌고, 취미로 자신의 관심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또래 네트워크에서 유명인이 될 수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저자가 여러 페북 스타와의 심층 면접을 통해 확인하듯이, 소셜 미디어의 읽을거리를 만들고 ‘자연스러운’ 유행 흐름을 창출하는 게시물들, 즉 공들여 만든 콘텐츠는 대부분 페북 스타들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 촬영하고 편집과 보정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 외에도 친구들의 타임라인과 각종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좋아요’나 ‘댓글’, ‘공유’ 등으로 반응하고, 이 반응을 고려한 게시물 업로드라는 일련의 디지털 노동을 수행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노력 덕택에 페이스북은 10대 소녀들을 위한 마케팅의 장이 될 수 있었다. 10대 여성들이 ‘소녀성’ 정보와 콘텐츠를 부지런히 생산하고 매개하고 소비하는 디지털 활동은 애초에 돈을 버는 것과 직접 연결되거나 이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소셜 미디어 친구들과의 소통, 앎의 즐거움, 이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즐거움과 자부심, 열망에 따라 10대 여성이 벌이는 왕성한 디지털 참여 활동은 명백히 무임 자유노동 형태를 띤 것이었다. 10대 여성의 디지털 노동에는 20대의 디지털 노동을 수식하는 데 동원되는 언어, 즉 ‘문화 생산’이나 ‘열정 페이’ 같은 수사가 붙지 않고 ‘페북 스타’라든가 ‘얼짱’이라는 개인적 지위로 일컬어진다고 한다. 저자는 10대 페북 여성들의 자발적인 디지털 노동이 가사노동처럼 가장 비공식적이고 비가시화된 영역에 속한다고 말한다. 비상업적인 베일을 쓰고 있는 소셜 미디어에서 10대 여성은 문화적 열망과 평판 체계를 구축하고자 자발적으로 일상의 많은 시간을 기꺼이 투여한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한 마디로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은 노동 주체라는 인식이 없는, 일 잘하는 노동 주체인 셈이다. 저자는 디지털 경제가 새롭게 창출한 여성 노동의 공간이 노동의 임시성과 불안정성을 지속시키고 있음에도 이 같은 문제가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외피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책 곳곳에는 10대 페북 스타를 비롯한 페북 걸들과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그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누리는 놀이, 즐거움, 성취감, 자부심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물론 거기에는 거의 무임에 가까운 보상과 불안정하고 한시적인 미래의 전망에 좌절하는 목소리도 섞여 있다. 반면에 다양한 소셜 미디어 기업 종사자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들이 10대 여성들의 ‘페이스북 하기’에 주목해, 그들을 어떻게 저비용 고효율의 소셜 미디어 시장 구축에 동원할 수 있었는지를 들을 수 있다. 저자는 10대의, 그리고 오늘날 청년 세대 여성이 자신의 삶의, 노동의 전망으로 삼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지금 어떻게 형성되고 있으며, 차후 그것을 어떻게 구성해 내야 할지에 관한 지속적인 고민을 우리에게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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