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드라마화가 되었으며, 국내에 출판돼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화《고독한 미식가》의 황금 콤비가 다시 쓴 최고의 에세이 만화!! 우연히 시작되는 산보를 따라 가서 되찾는 일상의 따듯함이 이 만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TV나 잡지에 나온 곳을 찾아가는 산책은 산책이 아니다. 이상적인 산책은 '태평한 미아' …라고나 할까."(본문 중 발췌)
실제 도쿄의 거리를 취재해 그린 정밀한 사실감과 도시인의 고독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낙천성을 담은 글이 마치 실제로 도쿄 골목 어딘가를 걷고 있는 착각이 든다! 그리고 나서 꽉 채워진 원작자의 후기를 읽어보면 재미는 절로 두 배가 된다!
■ 줄거리
일본의 한 문구회사에 근무하는 중견 영업사원 우에노하라. 그가 근무 중에, 또는 휴일에 걸어 다니며 우연히 시작하는 산보. 그 여정 속에서 마음에 담은 일상의 다양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키타시나가와, 메지로, 키치죠지, 이노카시라 공원… 등 문득 문득 시야에 들어오는 삶의 장면들은 모두가 명장면! 《고독한 미식가》의 황금콤비가 다시 쓰는 최고의 에세이는 당신의 삶을 향해 더더욱 힘차게 걸어들어간다!
당신은 지금 한적한 도쿄의 길 한복판에 서있다.
담담하게 내딛는 걸음, 그 우연한 산보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주인공들! 우리 모두는 인생이란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다!
▶ ‘쿠스미 마사유키’가 쓴 산책의 의미
이 작품의 원작자인 쿠스미 마사유키는 스토리 취재를 하면서 만화에 실린 분량의 몇 배나 실제 도쿄 이곳저곳을 걸어보았다. 그러면서 세 가지나 규칙을 만들었다. ① 조사하지 않는다. 《관광 가이드》나 《동네 산책 매뉴얼》 등, 책이나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보고 나가지 않는다. ② 옆길로 샌다. 사전에 지도를 보고 간다고 해도, 걷기 시작하면 그 때 그 때 재미있어 보이는 쪽을 향해 적극적으로 샛길로 샌다. ③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그 날 안에 정하려고 하지 말고 느긋하게 걷는다. 그가 생각한 작품의 주인공 ‘우에노하라 죠지’는 산책을 ‘의미 없이 걷는 즐거움’이라 여긴다. 이 경제적 효율성이 만능인 시대에 이런 낭만적 착오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렇게 ‘무조건 걷고 본다’는 그런 대책 없음으로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탄생한 이야기가 이 《우연한 산보》다.
▶ ‘타니구치 지로’가 그린 도쿄의 모습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이 거장의 그림은 어느 그림을 봐도 쉽게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아직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는 그에게 그림 한 컷에 ‘하루’라는 말이 전혀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다. 선만 해도 극도로 세밀한데다 스크린톤을 여러 겹으로 붙여 깎아낸 정성이 가득한 그림들이다. 제1화의 원고를 작업실에 직접 가지러 간 일본 편집자가 원고를 받아들고 그 세밀함과 무게감에 손이 떨렸다고 할 정도다. 실제 완성된 원고의 무게가 그만큼 무거웠다는 뜻이다. 제5화에 나온 밤거리 표현은 사진보다 훨씬 치밀하고, 흑백만으로 섬세한 빛의 단계를 표현해냈다. 이것은 인쇄할 때 굉장히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그가 그린 도쿄의 골목과 상점, 거리들은 모두 아스라한 추억과 낭만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감성이 숨어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