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 - 소피 카사뉴 브루케 지음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

저자 : 소피 카사뉴 브루케 번역 : 최애리

발행일 : 2013년 10월 25일 출간

분류 : 역사 > 세계사 > 교양세계사 KDC : 역사(900)

정가 : 18,000원

출판사
출판사연락처
출판사 주소
쪽수
304
ISBN
9788992053792
크기
125 * 185 * 30 mm / 326 g

도서분류

역사 > 세계사 > 교양세계사
역사 > 문화일반 > 세계문화사
역사 > 문화사 > 세계문화사

수상 및 추천도서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동아일보 > 2013년 11월 1주 선정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세계일보 > 2013년 11월 1주 선정

도서소개

아름다운 중세의 책 이야기! 중세 사람들이 책에 대해 지녔던 열정을 살펴보는 책. 종이책이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존귀한 가치로 인정받던 시절, 책이 모든 것 가운데 가장 고귀한 물건으로 추앙받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의 시대'라 불리는 중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유명 수서본과 200여 점의 채색화를 함께 수록하였다. 이 책은 먼저 책이라는 귀한 물건이 만들어지는 과정, 즉 양피지가 필경사와 채식사들의 오랜 수고를 통해 수서본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살펴본다. 또한 당시 중세의 독자들이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과 형식을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와 함께 갈수록 다양해진 책의 형태와 화려한 그림들이 곁들여진 책의 모습을 보여준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소피 카사뉴 브루케 저자 소피 카사뉴 브루케는 프랑스 리모주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며 중세 예술가들의 지위와 중세 예술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정확하게 밝혀내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세계의 이미지』(L’image du monde),『프랑스 중세의 문화, 예술가와 사회』(Culture, artistes et societe dans la France medievale), 공저로『중세의 일상생활』(La Vie quotidienne au Moyen-Age), 『원탁의 이야기』(Les romans de la Table Round) 등 다수가 있다. 역자 최애리 역자 최애리는 서울대 불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중세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등에서 강의했고, 『연옥의 탄생』 『중세의 지식인들』 등을 번역했다. 저서로 여성인물탐구 『길 밖에서』 『길을 찾아』가 있다. 출판기획·번역 네트워크 ‘사이에’의 위원이다.

목차

들어가며 책의 역사를 열다 01 책 만들기 양피지에서 수서본으로 -필경사와 그의 도구들 -수서본의 장식 수도원에서 도시의 공방으로 -스크립토리움 -도시의 공방들 02 진귀하고 소중한 보물 문명의 주인공, 책 -책값 -최초의 도서관들 -수도원의 도서관 -대학의 책들 수집가들 -교회의 서재 -최초의 속인 장서가들 -수집가와 애서가 -책도둑의 유혹 03 어떤 독자들이 어떤 책을 읽었나 집단 낭독에서 묵독으로 -수도사들의 책 -책과 학교 -속인들의 독서 중세의 독자들 -신앙서적 -세속적인 책들 -어느 왕녀의 독서 인생 04 책과 화공들 책과 그림 -채식사의 작업 -삽화의 몫 중세 채식 -초기의 채식사들 -수서본과 로만 예술 -고딕 채식 -위대한 채식 화가들의 시대 마치며 책의 역사는 영원히 우리를 매혹한다 옮긴이의 말 가장 귀했던 한 권의 책 참고문헌 찾아보기

서평

“눈에 보이는 이 모든 세상은 신이 손가락으로 쓴 한 권의 책이다.” 창조주가 지은 세계는 그를 드러내는 책이며, 모든 피조물은 그 책을 이루는 글자라고 여기던 시절. 책을 얻는 방법은 베껴 쓰는 것뿐이었고, 필경(筆耕)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참회의 행위였다. 한 권의 성서를 만들기 위해 양 200마리를 잡아야 했고, 이 분량을 한 사람의 필경사가 쓰려면 1년 6개월을 필사해야 했다. 책값이 비싸서 집 한 채를 팔면 고작 6-7권의 책값이 나왔다.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는 책이 귀했던 유럽 중세 시대의 출판·독서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다양한 형태, 필경사와 채식사를 동원해 수서본을 만드는 과정, 독자들이 책을 향유한 방식 등을 200여점의 아름다운 수서본과 채식화의 도판과 함께 담았다. [[출판사 리뷰]] 책이 세상의 전부였던 시대 혹자는 인류 역사상 세 번에 걸친 책의 혁명이 있었다고 말한다. 1차 혁명은 책의 등장, 2차 혁명은 인쇄술의 발명, 그리고 3차 혁명은 디지털 혁명이다. 십여 년 전 이미, “10년 후 종이책은 사라진다”는 논의가 있었고 책의 종말론은 이제 시시때때로 흘러나온다. 그런데 책이 세상의 모든 것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책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는 책을 읽는 행위가 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 여겨져 묵독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중세 사람들의 모든 행위는 모두 책에 근거했다. 인쇄술이 없던 시절, 책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수서본을 베껴 쓰는 것이었고, 말 그대로 밭갈이에 비유되곤 했던 필경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참회의 행위로 여겨졌다. 베낀 쪽수와 행수, 글자 수를 세어 연옥에서 보낼 햇수가 얼마나 줄었는가를 헤아릴 정도였다. 집 한 채를 팔아야 6-7권의 책값이 나올 정도로 책값은 비쌌고, 돈이 많은 귀족만이 유명한 필경사를 불러 갖고 싶은 책을 발주할 수 있었다. 이렇게 책이 귀하던 시절, 도대체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을까 성서 한 권에 동원된 200마리의 양과 수십 마리의 거위 코덱스의 발명과 인쇄술의 발달로 결정적 형태를 얻기까지 책은 많은 진화 과정을 거쳐 왔다. 초기의 책들은 흔히 파피루스 두루마리와 밀랍을 칠한 목판, 점토판에 씌어졌다. 이 소재들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았던 소재는 단연 양피지였는데, 양피지를 어떻게 접느냐에 따라 책의 크기와 형태가 결정됐다. 오늘날 종이의 크기와 인쇄 접지의 방법은 이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필경사들은 ‘스크립토리움’이라 불리는 공방에 모여 앉아 한평생 종이 위의 밭을 갈고 또 갈았다. 펜으로는 주로 거위와 같은 새의 깃털, 갈대 등이 선호되었는데 깎는 모양에 따라 글자 모양이 달라졌고, 이는 오늘날 모든 서체의 기본이 된다. 평균적으로 필경사 한 명이 하루 세 쪽 정도를 필사했으므로, 보통 한 권의 성서를 만드는 데 200마리의 양, 한 명의 필경사로 작업하려면 18개월 간의 노력, 집값의 20퍼센트에 가까운 비용이 들었던 셈이다! 플라톤의 수서본을 구해 곧장 달려오게나! 멀리 떠나는 친구에게 구하는 가장 절실한 청은 그리스의 수서본들을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플라톤의 전작, 플루타르코스, 호메로스, 키케로 등등 우정을 구하며 한 권의 책을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이렇게 귀한 책이니 개방된 수도원일지라도 수서본들은 대부분 쇠사슬에 묶여 보관되곤 했다. 중세의 전성기를 지나던 13세기에 이르러 유럽 전역에서 대학들이 생겨나자 책의 운명과 역사도 이에 따라 변화했다. 책을 읽는 수요는 급격히 늘어났으며 이전에 종교적 묵상에만 주로 이용되던 책은 이제 학문의 주된 도구로 여겨졌다. 공부는 곧 책을 읽는 일이 되었던 것이다 . 하지만 책이 그토록 귀하던 시절에도 요즘처럼 어린 학생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한 예로, 『미장본에 관하여』를 저술한 리처드 드 베리는 ‘학생 족속의 뒷모습’이란 글에서 책을 소중히 다루지 않는 학생들을 꾸짖고 조롱한다. “손톱이 시커멓고 향수는커녕 쉬어터진 구린내를 풍기는 손으로 맘에 드는 대목에는 자국을 내는가 하면, 손에 염낭이 없어서인지 음식 부스러기를 책 사이에 남겨두는 것쯤은 예사이다. 아무런 철학적 의미도 없는 공론을 와글와글 떠드느라 책 위에 침 세례를 퍼붓거나 채식문자를 배우기가 무섭게 책에 낙서를 휘갈겨 제아무리 귀한 수서본도 이런 낙서 때문에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쳐 책은 종교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일반 대중들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생의 모든 것, 책을 수집하라 책의 값어치가 상상을 초월했던 그 시절 책을 목숨처럼 아끼고 경외하며 책을 수집하는 이들이 생겨났으니, 그들에게 책 수집은 곧 인생의 모든 것을 거는 일이었다. 중세 말 귀족 가문의 장서 내용을 보여주는 탁월한 예는 합스부르크 가의 왕녀 ‘마르그리트 도트리슈’의 사후에 작성된 도서 목록이다. 그녀의 장서 목록에 열거된 390권의 수서본 가운데서 다행히도 193권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으며, 그 대부분은 브뤼셀, 빈, 파리의 도서관들에 소장되어 있다. 세 살 무렵, 정치적인 정략결혼을 시작으로 평생 이혼과 재혼, 상처를 거듭하며 살다가 후에 고향 메켈렌을 통치하는 훌륭한 지도자로 남게 되는 마르그리트 도트리슈는 중세 정략결혼의 고통과 극적인 사랑을 여실히 보여주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그녀의 삶이 어찌나 파란만장했던지 한 화가로부터 『모든 번영에 있어 운세의 변화』라는 노골적인 제목의 책을 선사받기도 했다. 이 비극의 주인공이 인생의 비극을 극복했던 방법은 다름 아닌 ‘책 수집’이었다. 『해제 성서』 『역사 성서』 『황금 전설』 『카이사르까지의 고대사』 『역사의 꽃』 『성배 사화』 『데카메론』 『제1차 포에니 전쟁』 등 세계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가치 있는 수서본들을 평생에 걸쳐 수집했던 그녀는 오늘날까지도 중세 최고의 애서가로 칭송받는다. 중세 미술의 보고 오늘날 우리가 접하게 되는 중세 이미지의 대부분은 수서본의 채식화에서 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중세 미술의 분야 가운데서는 건축이나 세공에 비해 덜 중요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에도 수서본의 제작에서 채식은 필경에 비해 경시되었던 작업이고, 따라서 수서본 말미에 필경사의 이름은 남아 있어도 채식사의 이름이 전해지는 것은 비교적 후대의 일이다. 그러나 이 시절에는 필사본에 남겨진 여백이 거의 유일한 화폭이었던 만큼, 당대 회화의 영향을 주고받은 채식화는 중세 미술의 보고인 셈이다. 종교 서적에 그려진 성화들로부터 세속 서적에 그려진 일상적 주제의 그림들에 이르기까지, 대가의 솜씨가 발휘된 정교한 그림에서부터 쓱쓱 휘갈겨놓은 듯 대범한 스케치에 이르기까지, 중세 책들의 화첩은 풍부하기 그지없다. 책의 시대를 빛낸 수서본의 진면목 가엾은 영웅 돈키호테가 느닷없이 험난한 모험의 길을 택하게 된 건 당시에 유행하던 몹쓸 기사도 소설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돈키호테』의 앞부분, 달그락거리는 녹슨 기사복을 몸에 씌운 채 성 밖으로 도망치는 영주를 지키기 위해 하녀들은 영주의 방에 있던 모든 책들을 불살라야 한다고 소리친다. 또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는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던 수도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세는 ‘책에 바친 열정’으로 문화의 꽃을 피운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책의 어떤 매력이 그토록 강렬하게 사람들을 옭아맸을까? 유명 수서본의 모습과 채색화가 200여점 가까이 실린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는 한장 한장 그 비밀을 풀어준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채식들과 낡고 바랜 양피지 위에 한자 한자 그림처럼 써내려간 필경사들의 글씨는 과연 중세를 ‘책의 시대’라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한다. 천 년이라는 세월을 지탱해온 이 어마어마한 책들이 오늘날 한 권의 책으로 담겨진 것을 보며, 한번쯤 우리 시대의 출판·독서 문화를 돌아보기를 권한다. 정말로 책은 사라지게 될까. 사라진 책은 누가,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이 책은 2006년 출간한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ISBN:978-89-92053-006)의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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