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말해요 여기 왔다고 - 지민희 지음
바람이 말해요 여기 왔다고

저자 : 지민희

발행일 : 2010년 06월 17일 출간

분류 : 문학 > 테마에세이 > 포토에세이 KDC : 문학(810)

정가 : 12,000원

출판사
출판사연락처
출판사 주소
쪽수
272
ISBN
9788993905274
크기
126 * 195 mm

도서분류

문학 > 테마에세이 > 포토에세이
문학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도서소개

바람 불어 좋은, 지구별 제주도! 바람의 섬 제주도에서 가볍게 살기 비법 『바람이 말해요, 여기 왔다고』. 홍대앞 거리에서 제주의 빈집으로 거주지를 옮긴 지민희의 두 달간의 일상을 일기형식으로 담아낸 에세이다. 유난히 머리칼이 날리는 제주에서 만난 풍경과 여유로운 삶의 이야기를 저자 특유의 흡입력 있는 문체로 전하고 있다. 책의 끝머리에는 저자의 생생한 삶이 묻어나는 사진을 컬러로 수록한 ‘이미지 에세이’와 바람 사용법을 소개한다.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싶었던 저자는 저주도 서귀포시 월평동에 자리를 잡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새로운 일상 체험을 하게 된 제주도에서 장소의 산물로 설치 및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서울을 벗어나 제주에서 적응하는 법을 하나하나 발견해 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특히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는 에세이 곳곳에 담긴 속 깊은 이야기들이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전한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지민희 1982년 진주에서 태어나 혼자 서울로 이주해 방황하며 자기주도적인 청소년기를 보냈다. 연세대에서 불문학과 노문학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 잡지편집자, 독립출판업자로 활동했다. 새로운 일상 체험을 위해 2009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제주도 서귀포의 빈집에 들어가 생활하며 장소의 산물로 설치 및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다. 빈집에서의 전시 이후 현재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문학 텍스트가 만들어내는 공간에 대한 작업을 하며 조금 긴 여행을 하고 있다.

목차

바람에 부쳐 1장, 서울 2장, 서귀포 3장, 서울 4장, 서귀포 이미지 에세이 바람 사용법

서평

누구나 탈출할 수는 있다…하지만 누구나 나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벗어나고 싶은 감정. 그런 감정이 어떤 시기에는 더 간절하고 절박하다. 이십대 후반,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또 어찌 보면 소꿉장난을 해온 것 같기도 해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 탈출의 필요성은 높아만 간다. 벗어남의 형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여행처럼 유쾌한 일탈일 수도 있고, 삶을 포기하는 극단적 비극일 수도 있다. 여기 거품처럼 끓어오르는 무기력한 일상에서 독특한 탈출을 시도한 한 예술가의 내면일기가 있다. 『바람이 말해요, 여기 왔다고-지구별 제주도, 가볍게 빈집에서 살기』는 설치미술가이자 출판 일러스트레이터로 마포와 홍대를 오가며 살아가던 지은이가 두 달간 제주도 서귀포의 빈집에 들어가 ‘바람’과 ‘어둠’을 친구로 하여 지낸 날들의 기록이다. 가장 복잡하고 활력이 넘치는 공간에서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멀리 떨어진 조용한 공간으로의 갑작스러운 ‘거주지 변경’. 이러한 지은이의 작은 모험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 덕분에 가능했고,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살고 싶은” 지은이의 열망이 찾아낸 탈출구였다. 제주도 서귀포 월평동 월평로 171번지. 새로 생긴 집은 『어린왕자』에 나오는 ‘소혹성 b612호’ 같았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저자는 서울에서 살 때보다 훨씬 더 가깝게 ‘사물’과 ‘자연’을 대하고, 거기에 반응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 책은 그 하루하루를 기록한 일기이다. 사람보다 바람이 더 많고,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너무나 날것의 어둠과 매일 마주해야 하는 제주도에서 그는 어떻게 바뀌어가는가. 섬세한 내면적 문체 속에 담아낸 이 심리적 변화를, 거품을 걷어내고 내 안의 진짜 육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마치 또 다른 나를 지켜보는 것처럼 바라보는 게 이 일기의 독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한 지은이는 나뭇가지나 돌멩이, 조개껍질, 모래, 떨어진 과일, 각종 쓰레기까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장소의 산물’을 이용해서 ‘본업’에 진지하게 열중함으로써 다양한 설치미술을 탄생시킨다. 그 결과 자신의 빈집에서 전시회까지 열게 되는데, 고용관계에 가까운 서울의 인간관계-지은이는 편집자와 일감으로 소통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에서 벗어나 제주의 예술가 동료들과 영감을 주고받으며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이 과정이 일기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고, ‘이미지 에세이’라는 별도의 챕터에서는 ‘글자 하나 없이’ 오직 ‘이미지’만으로 그 경험의 특수성을 하나의 흐름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일상진화’라는 독특한 목적 아래 이루어진 ‘작은 실험들’이 소개되어 있다. ‘바람사용법’이 바로 그것인데, ‘일상의 소리를 채집해 음악 만들기’ ‘쓰레기에 불지르기’ ‘땅바닥에 누워있기’ ‘비닐봉지에 공기 담기’ ‘효소음료 만들기’ ‘바닷물의 색 확인하기’ ‘겨울옷으로 카펫 만들기’ 등 제주도가 아니었다면 해보지 못했을 행위들을 총 20개로 추려내서 독자들과 공감하고자 했다. 사진과 함께 단계별로 제시한 이 재미있는 일탈들은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존재의 해방감을 맛보게 해준다. 이건 마치 손가락 하나 까딱 해서 지구를 들어올리는 일과 같으니 말이다. 뭔가 독특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책이 필요해 이 책은 지은이 지민희와 디자이너 김영나의 만남으로 이뤄진 독특한 작품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평소 호감을 갖고 있었던 디자이너 김영나에게 이 책의 디자인을 맡아달라고 부탁했고, 텍스트를 읽어본 디자이너는 흔쾌히 작업에 임했다. 에세이 분야에서는 거의 처음 시도되는 본문 텍스트의 그라데이션 효과(색의 농도를 통해 무엇인가의 변화를 추구한 이 책의 테마를 표현함)를 비롯해서, 여행·에세이 분야의 단행본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는 파격적일 정도로 큰 글자, 차분한 제주의 일상을 더욱 일회적인 아우라로 포착한 흑백의 사진 배치들, 특히 145쪽에서 216쪽까지 이어지는 이미지의 연쇄는 비슷한 것들을 모으고 그 농도의 차이를 음미하는 그만의 안배가 잘 깔려있다. 특히 본문에 등장하는 그 많은 사진을 단 한 컷도 활용하지 않은 ‘표지’에서 잘 드러나듯이 이미지의 즉물성과 과잉을 절제하고 통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알맹이를 감춰둠으로써 이 책의 모든 것이 몇 단계에 걸쳐서 인식되고 감상될 수 있게 배려했다.
목록
장바구니 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