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 애너 파보르드 지음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저자 : 애너 파보르드 번역 : 구계원

발행일 : 2011년 11월 01일 출간

분류 : 역사 > 세계사 > 교양세계사 KDC : 역사(900)

정가 : 38,000원

출판사
출판사연락처
출판사 주소
쪽수
704
ISBN
9788993905755
크기
153 * 224 * 40 mm / 1420 g

도서분류

역사 > 세계사 > 교양세계사
자연과학 > 교양과학 > 교양식물

수상 및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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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2천년 식물의 역사를 탐험하다! 고대 희귀 필사본에서 근대 식물도감까지 식물 인문학의 모든 것『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이 책은 오늘날 적용되는 식물 분류의 규칙을 확립하는데 기여했던 인물들의 활약상을 담아낸 역사서이다. ‘인디펜던트’ 원예 전문기자로 활약하며, 베스트셀러 <튤립> 등의 책을 출간한 저자 애너 파보르드는 방대한 문헌연구와 광범위한 현장답사를 바탕으로,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테오프라스토스를 거쳐 린네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갈등관계에 있는 58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그들의 활약상을 사회문화적 역사의 흐름과 함께 소개하였다. 특히 식물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식물의 이름 짓기에 관한 에피소드를 주로 다루었으며, 세상의 모든 식물에 이름과 질서를 부여하고자 한 인류의 욕망이 전개된 양상을 살펴보았다. 고대 희귀 필사본과 근대 식물도감에서 추려낸 158개의 아름다운 식물 도판은 식물의 역사를 탐험하는데 즐거움을 더한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애너 파보르드 저자 애너 파보르드(Anna Pavord)는 『인디펜던트』 원예 담당 전문기자로 활약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 『튤립The Tulip』을 비롯한 여덟 권의 책을 출판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발행되는 여러 잡지에 기고하고 있으며 BBC 라디오에서도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내셔널 트러스트 원예 패널Gardens Panel of the National Trust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잉글리시 해리티지 공원과 정원 패널의 회원이다. 현재 영국 도싯 지방에 살고 있으며 30여 년에 걸쳐 오래된 목사관의 정원을 복구하는 데 힘써왔다. 최근에는 새집으로 이사하여 새로운 정원을 가꾸고 있다. 역자 구계원 역자 구계원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메리츠 종합금융 국제금융부를 거쳐 다국적 기업 해외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도쿄 일본어 학교와 미국 몬테레이 통번역 국제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 『위대한 글로벌 비즈니스』 『사랑받는 기업의 조건』 『독특하고 기발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부자되는 법』 『무엇이 SONY를 추락시켰나』 등이 있다. 조이 오브 쿠킹(양장본 Hardcover) 매직 워드 조용한 희망 최전방의 시간을 찍는 여자 충돌하는 세계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 난센스 퓨처 사이언스 전쟁은 왜 되풀이 될까 사랑 받는 기업의 조건

목차

I 기원(기원전 370~기원전 290년) II 모든 인간은 알고자 하는 욕망을 품고 태어난다(기원전 600~기원전 60년) III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기원전 300~40년) IV 표절자 플리니우스(서기 20~80년) V 의사(서기 40~400년) VI 율리아나의 책(500~600년) VII 아랍의 영향(600~1200년) VIII 암흑기에서 탈출하기(1100~1300년) IX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1300~1500년) X 테오프라스토스 다시 태어나다(1250~1500년) XI 브룬펠스의 책(1500~1550년) XII 성마른 푹스(1500~1570년) XIII 이탈리아에서(1500~1550년) XIV 최초의 식물원(1540~1600년) XV 코가 긴 트집쟁이(1540~1600년) XVI 정보망을 엮는 사람(1500~1580년) XVII 프로테스탄트 교도의 승리(1530~1580년) XVIII 게스너의 걸작(1530~1580년) XIX 새로운 환경(1550~1580년) XX 플랑탱의 활약(1560~1620년) XXI 최후의 약초 의학서(1560~1640년) XXII 영국의 업적(1629~1664년) XXIII 아메리카 대륙과의 연계(1620~1675년) XXIV 끝의 시작(1650~1705년) 후기 연표 등장인물 주석 참고문헌 감사의 말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서평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서양 식물탐구 2천년 通史 2005년 출간 당시『데일리 텔레그래프』 올해의 책! “식물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흥미진진한 모험이자 호기심과 경쟁심이 강한 학자들이 가득 찬 세계에 대한 설득력 있는 통찰.” -영국 왕립원예학회 ▲ 근대 의학은 해부학, 세균학 못지않게 식물학에서 태어났다! ▲ 식물 역사로 살펴보는 위대한 과학적 발견, 고전 탐구의 역사 ▲ 왜 그 시대의 가장 뛰어난 학자들은 식물 연구에 뛰어들었는가? ▲ 고대 희귀 필사본과 근대 식물도감에서 추려낸 158개의 컬러 식물 도판 수록. 2천년 식물학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탐험하고 여행한 인문교양서가 출간됐다. 2005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 책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는 수많은 언론의 찬사를 받았으며 『데일리 텔레그래프』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등 영예를 안았다. 방대한 문헌연구와 광범위한 현장답사, 무엇보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테오프라스토스를 거쳐 린네까지 내려오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갈등관계에 있는 58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그들의 활약상을 사회문화적 역사 풍광과 아우르는 긴밀한 호흡 및 완벽한 문체는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간 국내에는 자원식물학, 약용식물학, 관상식물학, 지피식물학 등 식물학 관련 분야별 개론서들은 많이 나와 있지만, 인문학적 앎의 대상으로서 식물을 연구해온 인류의 지성사에 대한 탐구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오늘날 식물명명법의 원형을 제공한 린네의 『자연의 체계 Systema naturae』(1758)도 아직 번역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주체의 눈으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분류함으로써 그것을 현실적 힘을 갖는 지식으로 체계화하고 활용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일 테다. 식물에 관심을 갖는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는 바이지만, 우리가 ‘식물의 아버지’로 알고 있는 린네의 식물 명명법은 대상의 본질을 외면하고 폭력적으로 질서를 추구하는 것으로 동시대부터 이미 줄곧 비난에 휩싸여왔다. 이 책은 그러한 ‘린네의 신화’를 역사적으로 객관화하여 우리에게 소개함과 동시에, “세상의 모든 식물에 이름과 질서를 부여하고자 한” 인류의 욕망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폭발했는지 드라마틱하게 소개한다. 식물의 이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길어서 이름만 외워도 해당 식물의 식생 모든 것을 파악할 정도로 식물의 본질에 충실했던 까마득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이 책은 오늘날 적용되고 있는 식물 분류의 규칙이 탄생하기까지 그 과정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활약상을 담아낸 역사서다( 원제: The Naming of Names, 2005). 원제에서 연상되듯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식물의 이름 짓기’에 관한 에피소드를 주로 담았다. 수 세기 전 유럽에서는 약재로 쓰기 위해 식물을 들여오는 일이 잦았다. 이 당시 각 식물의 의학적 가치는 하나의 식물을 다른 종과 구별해내는 식물 채집꾼의 능력에 따라 달라졌다. 그러나 식물에 이름을 붙이고 구별하는 과정은 자연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하려는 당대의 욕망과 맞물린 것이기도 했다. 초기 르네상스 시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자연계에 대한 연구와 분류로 이어진 가운데 이는 식물과 인간의 관계를 실증적인 틀 안에서 재정립하는 계기를 낳았다. 특히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고 몇십 년 후 가장 먼저 출판된 것은 식물 관련 책이었고, 화가들은 식물의 세부적인 면을 표현하는 것으로 책 제작에 참여했다. 화가들의 도움을 받은 식물학자와 자연학자들은 식물의 이름 체계에 대해 합의를 보고자 식물을 실제로 관찰, 분류하는 작업을 지속했다. 이후 식물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전파되었고 식물학에는 눈에 띄는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유럽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새 식물들은 식물 연구자들에게 식물의 명명 작업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케 했다. 저자 애너 파보르드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식물 탐구의 2000여 년 역사를 방대한 기록과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식물을 분류하는 일이 시대의 철학적 ㆍ종교적 가치, 정치권력과 경제 상황, 매체의 발명과 지식의 유통 과정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멘탈리티와 무관하지 않음을 역설한다. 이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식물의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의 발견 테오프라스토스(기원전 372년경~기원전 287)는 식물이 인간에게 어떤 효용성을 갖는가가 아니라 식물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식물을 연구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식물에 대한 테오프라스토스의 탐구에 든든한 기반이 된 것은 철학이었다. 그는 알파벳순으로 식물을 나열하고 각 식물을 구별하기 위한 특징이 정리된 백과사전을 쓰기보다는 식물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다양한 명제를 동원하여 주의 깊은 논쟁을 벌인 끝에 식물의 영혼이 뿌리와 줄기가 만나는 부위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테오프라스토스가 쓴 글에는 철학자가 사물을 그 본질에 따라 분류함으로써 자연계의 이상적인 형태에 대한 생각에 도달할 수 있다는 플라톤 사상이 군데군데 드러난다. 이러한 사상의 바탕이 되는 것은 바로 분류의 원칙이었다. 테오프라스토스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지향했던 분류의 원칙을 식물에 적용한 첫 인물이었다. 테오프라스토스는 주저인 『식물 연구』 제1권을 저술한 이후 식물의 각 부분과 일반적인 특징 때문에 발생하는 철학적 문제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면들을 좀 더 생각하기 시작했다. 식물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식물의 성장 습관, 나무껍질, 잎, 생산되는 목재의 유형, 열매와 뿌리의 특징 등 다양한 종류의 지표를 사용했으며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식물의 서로 다른 기관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중요하게 다뤘다. 또 식물을 둘러싼 미신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으로 여겼지만 자신보다 먼저 식물을 탐구한 사람들의 업적을 존중했다. 특히 저자 파보르드는 당대의 철학적 관심사와 달리 식물에 관해 연구했던 테오프라스토스와 그에게 큰 영향을 준 아리스토텔레스의 관계를 흥미롭게 다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에서 식물과 동물에 대한 지식도 형이상학이나 천문학에 대한 지식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납득시킨 최초의 스승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더 주목할 만한 인물은 테오프라스토스이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든 제자 가운데 스승의 의도를 가장 분명하게 이해한 제자로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정보를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고 세계를 향한 탐구심과 열린 마음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테오프라스토스는 이를 바탕으로 자연과학이 발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지만 그의 사유는 당시 탐미주의적이던 아테네인들과 조화를 꾀하지 못했다. 테오프라스토스가 식물 탐구에 끼친 영향을 알게 되는 데는 무려 1200여 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출판 문화의 발전과 함께한 식물 탐구의 역사 출판 문화의 발전 과정은 식물 탐구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서기 1세기까지 사람들은 대부분의 글을 긴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썼는데, 글을 읽기 위해서는 한쪽 손으로는 두루마리를 펴면서 다른 쪽 손으로는 말아야 했기 때문에 글을 한 번에 한두 줄씩밖에 볼 수 없었다. 이러한 구조는 문자를 읽는 데는 별 불편함이 없었지만 그림을 보는 데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러나 서기 100년경에 파피루스를 널찍하게 한 장씩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 발달했다. 종이들을 하나로 모으고 묶어서 필사본 한 권, 즉 오늘날 우리가 보는 책을 만들게 된 것이다. 글에 그림을 추가하는 방식이 예전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되었고 그림이 너무 작으면 식물을 구별하는 데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담을 수 없던 불편함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정보를 지면에 싣는 방식에서도 혁신이 일어났다. 그리스인 의사 갈레노스(130~200년경)는 식물과 관련한 책을 쓰면서 자료를 알파벳 순서로 배열한 첫 인물이었다. 저자는 구텐베르크의 인쇄 기계가 가진 위력이 식물 지식의 생산과 수용에 즉시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이는 당시 화가들의 활약이 빛났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무명의 화가가 1280~1300년에 제작된 약초의학서에 사상 최초로 생동감이 넘치고 실제로 그림을 보고 어떤 식물인지 파악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화가들은 점점 식물의 색상과 형태에 주의를 기울였다. 새로운 판본이 나올 때마다 식물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화가의 의도가 조금씩 더 반영되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건물의 구조만큼이나 식물의 구조에 관심을 가졌고 식물이 실제로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흥미를 느꼈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노골적으로 구조를 강조하지 않고도 꽃이 줄기에 놓여 있는 방식, 풀잎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에서 솟아나는 방식 등 식물의 습성을 어떻게 정확히 잡아낼 줄 아는 화가였다. 15세기 전반기의 초기 의학서를 보면 화가들은 식물을 용도와 분리하여 책에 그려 넣음으로써 식물 연구가 한발 전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그들은 식물을 음식이나 약, 다양한 의식에 사용하는 존재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식물 그 자체에 관심을 가졌다. 아울러 필경사와 기록의 중요성도 커졌다. 식물에 대한 지식 형성은 과거의 기록에 개인의 경험, 개인적인 관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 발전하는 과정과 맞닿았다. 식물과 관련한 지식에 대한 욕구는 인쇄술의 발전과 지식의 유통과정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서적상들이 마을에서 마을로 옮겨 다니며 책들을 광고함에 따라 책을 판매하는 시스템도 빠르게 발달했다. 다만 인쇄되는 식물 관련 책에 대한 저작권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해적판이 난무했다. 글의 경우 여러 인쇄업자가 경쟁하는 과정에서 활자를 여러 차례 재배치하며 오류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론 인쇄된 문헌에서는 필사본보다 내용상의 오류를 발견하기가 더욱 쉬웠으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욕 넘치는 독자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식물 연구자들의 성공과 실패 속에 담긴 인생의 아이러니 이 책에는 식물 연구의 역사를 만들어간 다양한 인물들의 성공담과 실패담이 교차하고 있다. 그 중에서 식물 연구에 생애를 바친 영국의 성직자 윌리엄 터너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16세기 식물 연구의 열기가 유럽에서 활발하게 일어났지만 영국은 예외였다. 1564년 터너가 『신본초서』의 마지막 부분을 완성하고 나서야 영국은 제대로 된 식물 서적이 나온 곳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터너는 식물의 잎사귀, 줄기 또는 꽃의 자세한 모습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 올바른 종류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깊은 관심, 특히 서로 다른 나라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연구하지만 비슷한 성격의 학자들 사이를 잇는 복잡한 연락망을 꾸준히 구축해내는 능력이 있었다. 이는 그가 뛰어난 식물학자들이 무수히 등장했던 시대에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결국 언어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 터너는 『식물의 이름』에서 영어로 책을 쓰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당시 영국에 사는 300만 명의 사람들 가운데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50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 더욱이 글을 읽을 줄 아는 이들은 영어만큼 라틴어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의 책이 영어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영국을 벗어난 대륙에서는 독자를 전혀 확보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라틴어가 공용어였던 것이다. 저자는 터너가 영어를 과학적인 담론에 적합한 언어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거나 혹은 중요한 책이 영어로 출판되면 다른 나라의 학자들도 영어를 배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고 추측한다. 어쨌든 당시 독일로 망명했던 기간에 고국의 언어인 영어로 썼던 그의 책은 다른 언어로 번역조차 되지 못했다. 그리고 수많은 다른 선구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이뤄낸 업적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전에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터너가 참을성 있게 그간 그리스어, 라틴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로 된 식물의 이름을 통합하여 모아놓은 덕분에 식물에 관한 혼돈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터너가 죽은 뒤 영국은 식물 연구의 열기에서 고립된 나라라는 이미지를 벗고 식물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뛰어드는 곳으로 변모했다. 저자는 이처럼 식물 연구의 역사적 형성 과정 안에서 놀랍고 의미 있는 성과에도 크게 조명 받지 못한 인물들의 사연에 주목하면서 그럴 수밖에 없던 사정을 당대의 사회적 맥락과 연결짓는 시도를 한다. 시간이 흐르고 해당 식물의 정확한 특징을 밝히려는 장황하고 여러 단어로 17~18세기 당시 학자들이 선보였던 식물 이름 짓기 대신 린네가 고안한 두 단어로 된 명명 체계인 ‘이명법’이 보편화되었다. 식물 연구와 관련이 깊은 식물학, 분류학, 계통학 등의 학문이 발달되었고 이제 과학자들은 식물의 DNA를 분석함으로써 외적인 특징으로는 결코 알아볼 수 없는 좀 더 분명한 식물 간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속씨식물 계통연구 그룹’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은 학자들은 용감하게도 식물 계층구조의 대대적인 구조 개혁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테오프라스토스 이후 처음으로 식물을 유의미한 집단으로 분류하고자 했던 체살피노는 스위트피, 미모사와 가까운 실거리나무과라는 새로운 과에 이름이 사용되는 영광을 얻었다. 플리니우스와 함께 의학용 식물의 최고 권위자였던 디오스코리데스는 그보다 높은 마목이라는 목의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테오프라스토스의 이름을 딴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제법 쓸쓸한 기운이 감도는 이 표현을 통해 저자는 식물 탐구의 역사 속에 담긴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꼈던 것은 아닐까? 추천의 글 식물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흥미진진한 모험이자, 호기심과 경쟁심이 강한 학자들이 가득 찬 세계에 대한 설득력 있는 통찰이다. _ 영국 왕립원예학회 화려한 그림이 실려 있는 애너 파보르드의 멋진 책은 과거에 식물을 수집하고 식물의 그림을 그리고 식물에 이름을 붙였던 모든 사람을 위한 기념비이며, 그 자체로 그들에 비견되는 열정을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_ 『선데이타임스』 달콤한 여가 시간에 오랫동안 만끽할 수 있는 책. _ 『보그』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식물을 분류하려고 노력한 현명한 학자들의 역사를 멋들어진 그림과 아름다운 문체로 엮어낸 파보르드의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삽화는 풍성하고 문체는 통통 튈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_ 질리 쿠퍼Jilly Cooper, 『데일리 텔레그래프』 훌륭하다. 애너 파보르드의 책은 과학의 역사에 대한 우아하고 감동적인 헌신의 결과물이다. 거실 탁자에 올려놓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일 뿐만 아니라 명확한 문체와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어 단순한 전시용 책을 훨씬 뛰어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_ 어슐러 K. 르 귄,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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