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석판에 새긴 정의와 민생
이희득 저자의 《암행어사 선정불망비》는 조선 후기부터 말기까지의 암행어사와 관련된 불망비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역사 자료집이다. 이 책은 단순한 사료의 나열을 넘어, 암행어사 제도를 통해 드러나는 조선 후기 사회의 부조리와 정의의 실현 과정을 탐구하고 있다.
책은 암행어사 선정불망비라는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의 사회상과 민생의 어려움을 생생히 전달한다. 특히 박문수, 이건창 등 익숙한 어사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각 비석에 새겨진 송시와 일화가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잘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울산과 양산에 남아 있는 이도재 어사의 불망비는 어사의 민생 구제 활동을 기념하며, 그와 관련된 시문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세심한 현장 조사와 풍부한 시각 자료다. 이희득 저자는 발로 뛰며 전국의 불망비를 조사하고, 이들의 위치와 상태를 상세히 기록했다. 다만, 비석의 일부가 마모되어 명문 해석이 불완전한 경우가 있어 아쉬움도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남아 있는 자료를 토대로 최대한의 복원과 해석을 시도하여, 독자들에게 조선시대 민생의 현실과 암행어사 제도의 의미를 생생히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암행어사 선정불망비》는 과거의 기록을 통해 오늘날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부조리와 부패에 맞서는 공정과 정의의 가치, 그리고 백성을 위한 통치의 중요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공정한 사회를 꿈꾸는 모든 이에게 유의미한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