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도토리가 쿵!
햇살 좋은 가을날, 커다란 도토리가 데굴데굴데굴데굴 산 아래로 굴러가기 시작했어요. 곰, 멧돼지, 다람쥐, 어치, 그리고 토리 할멈은 죽을 똥 살 똥 도토리를 쫓아가기 시작했죠.
“커다란 도토리! 내 도토리!!”
“내가! 내가! 내가 먼저!”
“이 놈들아, 도토리는 내 거여!”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다툼이 계속될 때, 가만히 지켜보던 어치가 말했어요.
“우리 싸우지 말고 도토리를 땅에 심자!
도토리 나무가 자라면, 이렇게 커다란 도토리가 수없이 많이 열릴 거야!”
“정말?”
“비켜비켜! 커다란 도토리가 나가신다!”
동물들은 언제 싸웠냐는 듯, 힘을 합쳐 도토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산 좋고 물 좋고, 햇살 좋은 곳에 도토리를 심고 키우는 꿈이 생겼거든요.
동물 친구들이 힘들어하면 토리 할멈은 배낭 속에서 도토리를 꺼내 주었어요.
도토리를 꿀꺽 삼키면 없던 힘도 불끈, 풀렸던 다리도 쌩쌩, 미소가 활짝 돌았죠.
몸집보다도 더 커다란 도토리를 굴리고 굴려 동물 친구들은 어디에 도착할까요?
모두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까요?
“도토리는 숲속 동물들의 양식입니다.
주워 가지 마세요.”
겨울이면 공원 곳곳에, 산 입구에 현수막이 걸립니다. 사람들에게 양식을 빼앗기고 굶주리는 숲속 동물들을 위한 안내문이에요. 매년 똑같은 안내문을 보며, 굶주린 채 마을로 내려오는 야생동물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는 차영미 작가는 작고 귀여운 도토리들이 엄청 커다란 도토리가 되는 모습을 떠올렸답니다. 누구도 싸우지 않고 누구도 배고프지 않는 행복한 식탁을요.
차영미 작가님의 재치 가득한 리듬감 넘치는 글과 이해정 작가의 익살스럽고 힘 있는 그림들은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두 작가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떻게 끝을 맺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