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같은 S급 유튜버의
유머와 진지를 오가는 절묘한 균형 감각, 그리고 실천력
“모든 것의 시작은 호기심이었다. 그 호기심으로 나는 치카코와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영상을 올린다고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만약 올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기도 했다. 딱히 잘될 거라는 희망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아로치카는 소위 ‘네임드’ 유튜버지만, 시작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렵게 들어간 게임 회사에서 나온 저자 ‘아론’이 퇴사를 하고 새 직장을 알아보던 시기, 뭔가 인생이 꼬일 것 같은 생각에 뭐라도 해보자 하고 시작한 것이 바로 유튜브였다.
채널 구독자들에게 ‘전생에 나라를 판 아내’로 불리는 일본 여성 치카코와 만나게 된 계기도 비슷하다.
“제한된 환경에서 운명의 누군가가 나타나길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예선 후보를 찾아 나서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항구를 개항해 신문물을 받아들여 새로운 만남을 창조하는 개화파적 연애를 하기로 결심했다. 쉽게 말해, 그때부터 나는 마음에 드는 여자의 번호를 따기로 했다.”
아론의 탁월한 실행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일이든 연애든 뭐든, 잘되지 않으면 가만히 주저앉아 불평을 하는 게 아니라, 대안을 생각하고 바로 실천하는 적극성이 책 내용 곳곳에서 두드러진다. 혹자는 역시 ‘될놈될’인 거네 하고 말지도 모르지만, 젊은 시절 그는 “인생 경험을 쌓아 사리 분별이 되는 여성이 나를 선택할 리가 없다”라고 자조했을 만큼,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 그가 바뀌게 된 것은 오랜 타지 생활을 겪으며 자기 앞에 던져진 질문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결혼 못할 줄 알았어』에는 마냥 놀고 싶어서 일본으로 떠났던, 20대 젊은이의 방황과 성장이 담겨 있다.
이처럼 『나는 내가 결혼 못할 줄 알았어』는 젊은 시절의 방황, 만남, 그리고 그 인연을 통해 가족을 이루고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머 있게 그려낸다. 애초 아로치카 채널에서 저자의 글이 화제가 된 것은, 진지한 듯하면서도 엉뚱한 글의 재미 때문이었다. ‘번호 따기’를 ‘개화파’와 연결시키는 순발력에서 알 수 있듯, 그의 비유에는 허풍이 있지만 무해하고 즐겁다. 아론의 글은 웃음의 포인트를 확실하게 아는 아로치카의 영상을 빼닮았다.
“우리 딸내미 이름이 괜히 지어진 게 아니지 않은가. 우리 딸 이름, 하라. 조금 더 살을 덧붙이자면 하라, 그냥 하라, 계속하라. 그래서 걔가 하라다. 내 대답은 하라다.”
뭐든 하면,
인생은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인생 X될 것 같은 두려움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지만, 인생은 잡초처럼 끈질겨서 그렇게 쉽게 망가지지 않았다. 혹자는 너는 다 잘 풀려서 이런 말을 하는 거라 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그때는 진짜 뭐만 하면 다들 인생 망할 것처럼 겁을 줬었다고.”
스펙이 없으면, 경제력이 없으면, 집이 없으면, 결정적으로, 남들과 다른 시도를 하면 인생 망할 거라고, 불행해질 거라고 겁주는 세상이 지겹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보기 바란다. 나대로, 내 감각대로, 내 욕망대로 살다 보니 전생에 나라를 판 일본 여성과 결혼도 했고, 31만 유튜버가 되었고, 원하는 게임 회사에 취직도 했고, 세상 귀여운 이중국적 딸 ‘묭삐’ 아빠도 된 사람이 하는 이야기니 믿어도 좋을 것이다. 심지어 ‘호주에서 영어 대신 일본어를 배워도’ 언젠가는 써먹을 일이 있는 게 인생인 것이다.
“마치 호주 땅을 밟기 위해 일본어를 미리 예습했다는 듯, 하루하루 일본어가 쑥쑥 늘었다. 의도한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마치 이마저도 다 인생의 큰 그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라도 하듯 ‘그럼 일본에나 가서 살아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호주까지 가서 말이다.”
‘뭐 대단한 걸 하려는 건 아닌’ 사람들을 위한 행복론
“시아와세, 행복.
일본인들은 이 간질간질한 단어를 자주 쓴다.”
노력, 도전, 패기, 목표, 성취에 이끌리던 부산 남자 아론이 소박하고도 확실한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매사에 감사하는 아내 치카코 덕분이었다. 아내 대신 집안일을 해놓아도 아리가토(고마워), 카톡 리스트대로 장만 봐 와도 아리가토, 딸이랑 둘이 외출만 해도 아리가토…. 이 책에는 이처럼 매사에 고마워하니 더 고맙게 해주고 싶어지는 선순환을 체험한 아론이 점점 행복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결국 『나는 내가 결혼 못할 줄 알았어』는 한 사람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하며,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이야기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결혼이라는 인생의 선택이 관계의 종착지가 아니라, 삶을 이해하고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시작점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룬 모든 성취는 운이 좋았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 심지어 행복한 가정을 이룬 나를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이놈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 출간 전 구독자들의 응원 메시지
B급인가 S급인가,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_빛남**
‘이게 맞나?’ 싶은 삶을 통해 ‘이것도 맞다’를 보여준 가족 _파이**
전생에 나라를 판 여자와 전생에 나라를 구한 남자의 숨 막히는 애정사 _**catcher
대단한 걸 보려고 했던 건 아닌데, 보다 보니 이 가족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_찰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