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 성불할 것인가, 다음 생을 기약할 것인가’
한 생에 즉신성불하고자 하는 밀교 수행법의
그 난해한 원리의 전모를 밝히다!
티베트불교는 크게 현교(顯敎)와 밀교(密敎)로 나누어진다. 현교란 ‘겉으로 드러난[顯] 가르침’이란 뜻으로 소승불교와 대승불교가 이에 해당하고, 밀교는 ‘은밀하게[密] 전수된 가르침’이란 의미로, 금강승(金剛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방편과 지혜가 분리되지 않고 ‘금강석’처럼 단단히 합일시키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다.
명칭은 다를지라도 현교와 밀교 두 가지 계통 모두 목표로 하는 것은 성불, 즉 부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교에서 가르치는 성불에 이르는 길은 지고지난하고 요원하다. 소승불교에서 목표로 하는 ‘아라한’은 삼독심의 번뇌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 이룰 수 있고, 대승불교에서 지향하는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번뇌를 제거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空)과 무아의 이치를 통달하고 보살도를 통해 3아승지 100겁 동안 윤회하면서 공덕을 쌓아야 하는 등 지고지난한 과정을 거쳐 법신․보신․화신을 성취해야 한다. 그래서 현교 수행을 어느 정도 익힌 수행자는 밀교인 금강승의 수행에 들어간다. 현생에서 부처의 삼신(三身)인 법신과 보신과 화신 모두를 성취하여 보다 많은 중생을 빨리 제도하기 위함이다.
『밀교의 성불 원리』는 티베트불교에서 사용하는 수행 교재이자 다양한 수행법의 핵심을 가려 모은 논서인 『시이꾸쑴기남샥랍쌜된메(因位三身行相明燈論)』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소개하는 유일한 책이다. 티베트어 경전과 논서 번역의 일인자라 할 수 있는 중암 스님이 옮긴 이 책은, 꼼꼼하게 우리말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원전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방대한 티베트 대장경의 관련 논과 소를 인용하여 상세하게 그 내용에 대해 풀어내었다. 뿐만 아니라 티베트불교의 용어와 인물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달아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풍부하게 설명하였다. 이를 통해 난해한 티베트불교 수행법의 전모를 밝혀, 티베트불교의 수행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확한 번역과 충실한 주석으로 이해하는
티베트불교 수행 비법의 모든 것
우리말로 번역된 티베트 경전이나 논서를 찾아보기 힘든 건, 티베트불교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티베트어에 대한 이해와 티베트불교에 대한 지식을 모두 갖춘 이가 드물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문, 산스크리트어, 빠알리어 등 다른 불전 언어와 달리 티베트어에 능통한 이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정확한 번역과 오탈자 대조, 거기에 상세한 각주를 달기 위해서는 평범한 수준 이상의 관련 자료를 찾아내고 이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책의 역자 중암 스님은 티베트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30여 년간 인도와 네팔에 머물며 수행에 매진한 분으로, 현재도 네팔의 양라쉬에서 티베트불교 수행과 티베트어 경론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티베트불교 수행법에도 조예가 깊어 이미 『티베트 사자의 서』, 『보리도등론』, 『보리도등론난처석』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티베트 논서들을 여러 권 출간한 바 있다. 이런 이력에 비추어볼 때 『시이꾸쑴기남샥랍쌜된메』를 번역할 인물은 중암 스님 외에 없었을 것이다.
역자의 수행에서 비롯된 경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체험, 그리고 성인에 대한 존경심이 녹아 있는 이 책은, 티베트불교 수행법에 관한 ‘가장 충실한 번역서’라고 손꼽을 수 있다.
절판되어 헌책방에서 고가로 구할 수밖에 없었던 ‘그 책’
더욱 큰 판형과 장정으로 새로 태어나다
불교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교리와 수행의 길잡이가 되어줄 경전이나 옛스님들이 남긴 논서이다. 그러나 다양한 문헌이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있는 소승불교나 대승불교와 달리, 티베트불교 관련 문헌은 그리 활발히 소개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출간된 도서 한 권, 한 권이 공부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절판이 되기라도 한다면 절박한 심정으로 도서관이나 헌책방을 뒤질 수밖에 없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초판 『삶과 죽음, 그리고 바르도의 실체』(정우서적)에 이어 2판인 『밀교의 성불원리』가 출간되었지만 모두 절판되어 이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정가의 몇 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구할 수밖에 없었다. 2015년 정우서적에서 발행된 2판을 새롭게 출간한 이 책은, 이전 책에서 놓친 오탈자와 오류를 세세하게 바로잡고, 세세한 내용 등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한 것이다. 여기에 판형과 글자 크기를 기존의 도서보다 키우는 등 완성도를 높여, 내용의 충실도와 심미성 면에서 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