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진사도
진사도(陳師道, 1052∼1101)는 북송 인종 때 팽성(지금의 장쑤성 쉬저우시)에서 태어났다. 왕안석의 신법과 신학을 싫어해 과거 시험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재야인사로서 궁핍한 생활을 했다. 그래서 33세 때 장인이 관직을 받아 촉 지방으로 떠날 때 처자식을 먹여 살릴 수 없어 딸려 보냈으므로 이때 생이별을 읊은 진솔한 시를 많이 지었다. 이런 낭인 시절에 소식, 황정견 등과 알게 되었다.
원우 2년, 35세 때 소식 등의 추천으로 고향인 서주에서 학관의 교수가 된 것이 관직에 들어선 시초다. 원우 5년, 38세 때 영주(지금의 안후이성에 있었음)교수로 이임되었다. 이 무렵 소식이 영주태수가 되어 왔으므로 교유하며 읊은 시가 많다. 철종이 친정을 시작한 소성 원년부터는 신당이 세력을 얻어 다시 어려움에 처했다. 44세 때 모친상을 당했고 조주의 처가에 가솔을 이끌고 가 의지하다 48세 때 체주교수직을 받았는데 11월에 부임하러 가는 도중에 다시 비서성정자에 제수되어 수도 개봉으로 갔다. 늦게나마 비서성정자가 된 것을 감사히 여기고 달게 봉직했으나 49세가 된 휘종 건중정국 원년 겨울 교사례(郊祀禮) 때 싫어하는 사람에게서 얻어 온 털옷을 입지 않고 나가 한질에 걸려 죽었다.
그는 이처럼 사람에 대한 호오의 구별이 뚜렷했고 관직이 없어 궁핍한 생활을 할 때에도 권세가를 찾아 드나들지 않았던, 절개 굳은 고고한 선비였다. 그의 시 세계는 초기의 낭인 시절 진솔한 정을 담은 시와 원우 시기, 즉 서주교수, 영주교수를 할 때의 작품들, 조주의 처가에 머물 때의 작품들, 고향 서주에서 문하생들과 어울릴 때의 작품들, 체주교수직을 받아 길을 떠나며 지은 작품들 및 비서성정자로 있을 때의 작품들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역자 최금옥
최금옥은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영어영문학 부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대 악부시의 구법(句法) 연구〉로 문학 석사, 〈진사도 시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에서 시간강사로 있었고, 동해전문대학 관광통역중국어과 전임강사를 지냈으며, 이후 다시 서울대, 한양대 등에서 시간 강의를 하고 있다. 역서 및 저서로 《양송 시 여행》, 《고금 한어의 어법 차이》(2008), 《리얼 상하이 쉬운 만다린》(2009), 《클래시컬 차이니즈 중국 소설》(2010) 등이 있고 어학과 문학 분야를 통틀어 광범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