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움직이는 하부 기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코드가 잘 도는데 구태여 근원적인 하부 기술에 신경을 써야 할까? 그렇다. 하부 기술을 밑바닥부터 이해하면,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게 만들 수 있고 찾기 어려운 버그에 당황하지 않게 된다. 자신이 작성한 코드가 보안 문제로 인해 9시 뉴스에 나오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많은 기술에 대한 상세 자료가 이미 온라인에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자료들은 잘 정리되어 있지 않으며, 한꺼번에 정리해 모아둔 곳을 찾기도 어렵다.
백전노장 엔지니어인 조너선 스타인하트가 쓴 이 책은 컴퓨터의 토대가 되는 개념을 밀도 있게 탐구한다. 또한 컴퓨터 하드웨어의 내부 구조는 물론, 하드웨어 위에서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는 원리,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과 함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기술을 사용해 어떻게 문제를 풀어왔는지 등의 다양하고도 심도 있는 내용을 다룬다.
저자는 컴퓨터라는 기계에서 프로그램 코드가 실행될 때 벌어지는지 일들에 대해 여러분이 미처 몰랐던, 혹은 잊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더 나은 소프트웨어와 효율적인 코드를 작성하는 법을 깨우치는 데 필요한 탄탄한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책이다.
|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
● 실제 세계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인 비트, 논리, 숫자, 텍스트, 색 등으로 변환하는 원리와 방법
● 논리 게이트, 가산기, 디코더, 레지스터, 메모리 등 컴퓨터를 이루는 기본 블록
● 성능 향상의 관점에서 컴퓨터 하드웨어, 특히 메모리를 고려해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하는 이유
● 프로그램이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기계어로 변환되는 과정
●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를 조합해 웹 브라우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
● 루프 불변 조건, 강도 감소, 재귀적 분할 등, 프로그램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트릭
● 컴퓨터 보안과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의 이해
● 프로젝트 설계, 문서화, 스케줄링, 이식성, 유지보수 등 현장에서 벌어지는 프로그래밍 실무에 관한 경험담과 조언
| 이 책의 구성 |
이 책은 개념적으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 부분은 컴퓨터 하드웨어를 탐구한다. 하드웨어가 무엇이고 하드웨어를 어떻게 만드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 부분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본다. 마지막 부분은 프로그래밍 기술, 즉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1장, “컴퓨터 내부의 언어 체계”
1장은 3살짜리 아이의 마음을 탐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컴퓨터는 비트(bit)를 가지고 노는 기계다. 컴퓨터는 비트를 모아서 먹고 산다. 여러분은 비트가 무엇인지 배우고 비트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운다. 우리는 비트나 비트 모음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있다고 치고’ 놀이를 할 것이다.
2장, “전자 회로의 조합 논리”
이번 장은 숫자 대신 비트를 사용하는 게 합리적인 이유를 보여주고, 이 합리성을 디지털 컴퓨터에서 찾아본다. 이 과정에서 요즘 우리가 사용 중인 기술에 이르는 길을 만들어준 오래된 기술을 살펴본다. 2장에서는 조합 논리의 기본을 설명하고, 더 복잡한 기능을 비트와 논리를 사용해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
3장, “메모리와 디스크의 핵심: 순차 논리”
여기서는 논리를 사용해 메모리를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메모리는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는 상태에 불과하므로, 어떻게 시간을 생성하는지 살펴본다. 3장에서는 순차 논리의 기본을 설명하고, 여러 가지 메모리 기술에 대해 논의한다.
4장, “컴퓨터 내부 구조”
이 장은 앞에서 소개한 논리와 메모리를 사용해 컴퓨터를 구성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여러 가지 구현 방법론을 살펴본다.
5장, “컴퓨터 아키텍처와 운영체제”
5장에서는 4장에서 살펴본 기본 컴퓨터에 몇 가지 장치를 추가한다. 필수적인 기능과 효율성을 어떻게 컴퓨터에 제공할 수 있는지 배운다.
6장, “입출력과 네트워킹”
컴퓨터는 바깥 세상과 상호작용할 필요가 있다. 6장에서는 입력과 출력(I/O)을 다룬다. 그리고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차이를 살펴보고, 어떻게 디지털인 컴퓨터가 아날로그인 세상과 함께 일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7장, “데이터 구조와 처리”
이제 컴퓨터의 동작을 배웠으므로, 컴퓨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메모리에 있는 데이터를 조작한다. 따라서 해결하려는 문제에 따라 프로그램이 메모리를 사용하는 방식을 적절히 매핑하는 것이 중요하다.
8장, “프로그래밍 언어 처리”
사람들이 컴퓨터를 더 쉽게 프로그램하기 위해 언어를 발명했다. 8장에서는 언어를 컴퓨터가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9장, “웹 브라우저”
웹 브라우저에서 사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작성된다. 9장에서는 웹 브라우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고, 웹 브라우저를 이루는 주요 구성요소에 대해 알아본다.
10장,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과 시스템 프로그래밍”
애플리케이션 계층과 시스템 계층에서 실행되는 두 가지 버전의 프로그램을 작성하며,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 수준 프로그래밍의 여러 가지 차이점을 보여준다.
11장, “성능 향상을 위한 알고리즘 기법”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1장에서는 프로그램이 불필요한 작업을 하지 않게 해서 프로그램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성능을 향상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12장, “병렬성과 비동기성”
하나 이상의 컴퓨터가 들어 있는 시스템이 아주 많다. 12장에서는 여러 컴퓨터가 서로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에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를 살펴본다.
13장, “컴퓨터 보안”
컴퓨터 보안은 고급 주제다. 13장에서는 보안의 기본을 소개하면서 보안에 필요한 고급 수학을 잠깐 시도해본다.
14장, “세상을 바꾸는 기계 지능”
14장도 고급 주제를 다룬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조합한 결과로 나타난 새로운 응용에 대해(자율주행부터 광고로 여러분을 미치게 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룬다.
15장,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팁과 경험담”
프로그래밍은 아주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왜 하고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 사람이 연관되는데, 사람은 논리가 부족할 때가 자주 있다. 15장은 실제 세계에서 프로그래밍을 할 때 생기는 문제 중 일부를 다룬다.
| 이 책의 독자 대상 |
이 책은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좋은 프로그래머는 어떤 프로그래머일까?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좋은 프로그래머는 좋은 비판적 사고와 분석 기술을 지녀야 한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이 올바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지 판단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는 생각보다 어렵다. 경험이 많은 프로그래머가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고 짜증을 내면서 “아이고, 이 프로그램은 별다르지 않은 간단한 문제에 대해 정답도 아닌 복잡한 해법을 구현해놓은 것뿐이네요.”라는 주석을 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마법사가 사물의 진짜 이름을 배우면서 점점 사물을 지배하는 힘을 얻는 고전적인 판타지에 익숙할 것이다. 세부 사항을 잊어버리는 마법사에게 화가 미칠진저! 좋은 프로그래머는 이런 마법사처럼 사물의 핵심을 파악하면서 세부 사항을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이다.
좋은 프로그래머는 마치 숙련된 장인처럼 예술성을 갖추기도 한다. 마치 영어 원어민들에게도 난해하기로 소문난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피네간의 경야』 영어 원문처럼 전혀 해독할 수 없는 코드를 보게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모름지기 좋은 프로그래머란 작동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고 유지보수하기 쉬운 코드를 작성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프로그래머는 컴퓨터 작동을 잘 이해해야 한다. 기반 지식이 얕으면 복잡한 문제를 잘 풀 수 없다. 이 책은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지만 깊이 부족으로 인해 불만족스러워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그리고 이미 프로그래밍을 배웠지만 프로그래밍과 컴퓨터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옮긴이의 글]
누구나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좋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를 잘 운전하기 위해 꼭 차를 조립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상위 클래스 F1 드라이버가 되려면 드라이빙에 필요한 신체나 정신적인 능력은 물론 레이스에 적합하게 차를 설정하기 위한 다양한 공학적 지식도 필요한 것처럼,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도메인 지식은 물론 컴퓨터의 동작 원리나 컴퓨터공학 전반에 대해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운이 좋게도 나를 포함한 40대 이상 개발자들은 자라나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 산업의 발달 과정에 맞춰 기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지만, 요즘 컴퓨터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지식 생산 속도나 프레임워크와 프로그래밍 언어 변화가 너무나 빨라서 실무에 사용하는 프레임워크와 프로그래밍 언어의 변화나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좇아가기도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인 컴퓨터공학에 대한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컴퓨터가 어떻게 작동하고 프로그래밍의 기초 원리가 무엇인지 이해하면, 직접 작성한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조금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익힐 때도 훨씬 더 수월할 수 있다.
누군가 좋은 스승이 있어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의 여러 내용을 잘 알려준다면 가장 좋겠지만, 쉽게 기초를 설명해주면서 컴퓨터공학에 대한 지식을 넓혀나갈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는 책을 통해 컴퓨터 전반을 이해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원봉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뤘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하드웨어의 토대가 되는 기초 전자회로, 게이트로부터 시작해서 메모리, CPU, I/O, 컴퓨터 아키텍처 전반을 설명하고, 그 위에서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방법을 웹과 C 프로그램을 통해 맛보여주며, 보안,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의 내용까지 거의 모든 것을 다루는 컴퓨터공학 개론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쭉 훑어보면서 컴퓨터공학에 대해 전체적으로 감을 잡고, 각 분야를 좀 더 자세히 다룬 책이 나 인터넷 강의 등을 찾아보면서 지식을 넓히는 작업을 꾸준히 하면 어느 순간 내공이 쌓이고 좋은 프로그래머가 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는 일반 독자나, 컴퓨터공학을 간략히 살펴보고 싶은 개발자 동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 호주 브리즈번에서, 오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