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클래식 - 차무진 지음
어떤, 클래식

저자 : 차무진

발행일 : 2024년 03월 28일 출간

분류 : 문학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KDC : 문학(810)

정가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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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출판사연락처
070-8064-0689
출판사 주소
충남 당진시 면천면 동문1길 8-1
쪽수
188
ISBN
9791191169164
크기
120 * 185 mm

도서분류

문학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도서소개

무언가 집중할 때 우리는 줄곧 클래식을 틀어놓는다. ‘듣는다’기 보다 틀어놓고 일에 집중한다. 오랫동안 소설을 쓴 차무진 작가도 글을 쓰기 전에 그날 들을 음악을 심사숙고하여 고르는 일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작가’라는 직업이 뭔가 우아하고 고상해 보이지만 실제는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강도가 아주 높은 직업이다. 무언갈 쓰기 위해서 꾹꾹 눌러 담아야 하는 정보와 지식의 양은 어마어마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언어로 새롭게 써 내려가는 과정은 지난하다. 혼자 해야 하는, 혼자 해 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다. 그 곁에 조용히 흐르는 음악이 있었다. 이 책은 차무진 작가의 심상에 들어온 클래식 음악과 음악가의 이야기가 타고난 이야기꾼의 힘으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이어지고,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는 가족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아빠이자 남편, 또 하루하루 성실하게 글을 쓰는 작가 ‘차무진’을 새롭게 보여준다.

추천사

김민섭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외 다수 저자) 차무진 작가는 저에게 ‘낭만’이라는 한 단어로 기억됩니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저에게는 대단히 유일하며 독보적인 낭만가입니다. 그는 소설가이면서 클래식 애호가이고, 두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세상에는 소설가도 많고,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좋은 아빠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 셋의 교집합으로 이루어진 사람은 제가 알기로는 차무진 작가뿐입니다. 이 책은 그런 사람이 쓴 낭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클래식이라고는 고등학생 시절 음악 시간에 들어본 게 전부인 사람입니다. 누군가가 클래식을 보러 가자고, 자신이 표까지 다 준비해 두었다고 하는데도 몇 차례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고루한 음악을 비싼 돈 주고 숨죽인 채 몇 시간이나 들어야 한다는 게 싫었습니다. 그러나 차무진 작가가 말하는 클래식과 자신의 삶의 이야기는 고루한 대신 자극적이었고, 비싼 대신 고작 책 한 권 가격을 지불하는 게 전부였고, 숨죽여 오래 듣는 대신 종종 감탄하며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이별이 직감되는 상대가 있습니다. (...) 조금은 재미있어집니다. 정신없이 빠져드는 연애가 아닌, ‘한 번 지켜볼까. 어떻게 사랑이 진행되는지.’라는 기대가 살짝 스며들거든요.” 과연, 낭만가란 그런 것입니다. 이별이 직감되어 사랑을 시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어떻게 진행될지 스며드는 기대를 붙잡는 사람. 이런 상황이 되어 본 일은 없지만 이런 태도를 가져 본 일이 없는 저로서는 차무진이라는 사람의 삶을 대하는 방식도 태도도 감탄스럽습니다. 그러고 보면 클래식이라는 것도 저에게는 이별이 직감되는 대상이지만 이렇게 이 책과 만나게 되어 뭐라도 좀 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됩니다. 적당한 기대가 스며드는 걸 보니, 저도 차무진 작가의 낭만에 동참하는 듯합니다. 이 책에는 제가 한 번 등장합니다. 그날 차무진 작가와 저는 종로의 전집에서 만나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날은 둘이 노래방에 갔고, 그날 그가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부르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쯤되니 ‘그놈의 낭만’이라는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도 하지만, 그가 부른 노래가 실제로 그랬다는 건 그의 글과 태도의 일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 굳이 부연해 둡니다. 그가 언제까지고 소설가로, 클래식 애호가로, 좋은 아빠로, 그리고 유일하며 독보적인 낭만가로 남아 있길 바랍니다. 본디 낭만이란 변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 법이니, 그는 언제든 그러한 사람으로 제 곁에 있을 듯합니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차무진 소설가. 장편소설 『김유신의 머리일까?』, 『해인』, 『인 더 백』, 『여우의 계절』 등을 썼다. 소설집 『아폴론 저축은행』 작법서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를 썼다. 2024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은 문학성을 갖춘 미스터리 역사 팩션으로 한국 장르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받았으며 『인 더 백』과 『아폴론 저축은행』은 유명 제작사에서 웹툰과 드라마로 한창 제작 중이다. 서촌의 한적한 작업실에 갇혀 음악만 들으며 소설과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외롭게 글을 쓰지만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누구보다 진실하게 느낀다. 여우의 계절 도서관 마녀의 태블릿 보이 코드 아폴론 저축은행 중독된 아이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큰글자도서) 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큰글씨책)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목차

작가의 말 6 추천하는 글 8 I. Vivace con fuoco 1악장. 생기있게, 불 같이 열정을 가지고 아웃 오브 아프리카 17 시작할 때 끝을 예감한다는 건 29 이 폭우에 샤콘느라니 39 자클린의 눈물 45 II. Moderato expressivo 2악장. 보통 빠르게, 풍부한 감정을 가지고 간식, 우연한 것이어야 즐겁다 58 베토벤의 데스마스크 65 『인 더 백』의 주인공처럼 78 예술의 전당에서 87 III. Larghetto maestoso 3악장. 다소 느리고 넓게, 장엄하게 슈만의 유령 103 느뵈, 영혼과 육신이 흩어졌대도 119 나의 삿된 취미 133 IV. Adagio tranquillo 4악장. 천천히, 차분하게 겨울, 그 깊은 우울의 나날 145 그 유대인 장교처럼 153 얼음 같은 새벽, 로쿠스아모에누스를 향해 160 작업실 연가 170 참고 영화 목록 18

서평

클래식 음악 좋아하세요? 태곳적부터 엄마가 아기에게 불러주는 자장가도 모차르트의 음악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클래식을 듣고 자라지만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우아한’, ‘고상한’ 아니면 ‘지루한’이라는 수식어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왜일까? 그래서 클래식 음악에는 호불호가 나뉜다. 작가는 클래식 음악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작곡가나 연주자가 누구이고, 음악의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굳이 알지 못해도 됩니다. 각자가 알아서 들으면 됩니다. 지루해지면 듣기를 그만두어도 되는 것이 클래식 음악 감상법”(157쪽)이라고. 지루하게 느껴졌던 클래식 관련 글이 격식을 벗어던지고 작가의 편안한 문체를 만났다. 타고난 이야기꾼의 힘으로 잘 알지 못하는 음악가의 이야기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이어진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책이다. 비 오는 날에 샤콘느, 도심 속 공원을 산책하면서 베토벤 교향곡 7번, 한없이 침잠하는 날에는 말러 5번처럼 책 속에 나오는 작가의 플레이리스트를 하나씩 찾아 들으며 작가가 들려주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음악에 빠지게 된다. 차무진 작가의 첫 에세이 이미 소설로 정평이 나 있는 차무진 작가의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한 아빠지만 공연장에서 조는 아들을 보며 불같이 화내는 여느 아빠와 다르지 않은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소주 한 잔에 고단함과 힘듦을 삼키는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한 사람의 모습 그리고 클래식에 대한 식견을 넓혀주는 조력자 같은 아내와의 일화까지 우리가 사는 모습과 닮아 있는 작가의 모습에서 깊은 공감을 느낀다. 적막한 공간에서 찾은 영혼을 위무해 준 클래식 음악 오랫동안 소설을 쓴 차무진 작가도 글을 쓰기 전에 그날 들을 음악을 심사숙고하여 고르는 일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이다. 그날의 날씨와 기분에 따라, 쓰는 글에 따라 혼자 감내해야 하는 시간을 오롯이 클래식 음악과 함께 보낸다. 지난날 적막하고 좁은 공간에서 세상에 버려진 존재처럼 홀로 작업하며 살았던 시절에도 어김없이 곁에 흐르던 음악은 클래식이었다. 작가에게 클래식 음악은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의지였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따뜻한 위로였다. 무수히 많은 책들 사이에서 나에게 좋은 책이 있듯이 음악도 그러하다. 이 책은 작가에게 각별했던 클래식 음악을 통해 작가 ‘차무진’을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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