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끝내 시가 되었습니다”
이해인 수녀가 추천하는, 생활 시인의 따뜻한 위로와 감사
인생의 모든 것이 결국 시(詩)다. “뽑으려 하니 모두가 잡초이고, 가꾸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네.” 세월의 기록이 모여 끝내 시가 된 책 『예쁘다 예쁘다 말하면 사랑이 오고』에는, 생활 시인 박제근이 보통의 삶에서 길어 올린 깨달음들이 곱고 따뜻한 말이 되어 담겨 있다.
고생하며 자랑스럽게 키운 아들이 주고 간 노트에 매일의 일과를 기록하면서 시작된 시 쓰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전파사를 운영하며 평생 가족만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인생의 긴 기록들은 끝내 낯모르는 이들의 마음까지 보듬는 시가 되었다. 노인이 되어서도 그리운 어머니, 다 자라 어려운 만큼 더욱 보고 싶고 애틋해지는 자식, 젊은 시절보다 더 곱게 느껴지는 아내, 어떤 인연도 소중히 여기고, 바람 한 점, 햇빛 한 점에도 감사하는 시인의 태도는 정신없이 바쁜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하고, 잊고 지냈던 소박한 행복을 떠올리게 한다. 읽다 보면 ‘이 구절은 베껴 쓰고 나눠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는 고운 시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