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풍경들 - 김인호 지음
나를 살린 풍경들

저자 : 김인호

발행일 : 2024년 11월 22일 출간

분류 : 문학 > 테마에세이 > 포토에세이 KDC : 문학(810)

정가 :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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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출판사연락처
출판사 주소
쪽수
224
ISBN
9791191914719
크기
175 * 215 mm

도서분류

문학 > 테마에세이 > 포토에세이
문학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도서소개

삶의 위로와 희망을 선사하는 구도자의 풍경! 김인호 시인의 포토에세이 『나를 살린 풍경들』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포토에세이 『나를 살린 풍경들』은 시인이 도시를 떠나와 섬진강과 지리산 아랫마을 살이 10여 년 동안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찾은 삶의 치유와 회복의 기록이다. 시인은 오랜 시간 동안 『섬진강 편지』, 『꽃앞에 무릎을 꿇다』,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다』 등을 통해 지리산과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삶의 일상과 자연을 특별한 예술적 기교보다 순간의 감정과 풍경으로 담아내는 데 집중해 왔다. 특히 이번 책은 시인이 암 투병이라는 삶의 어려운 순간을 지나오며 자신을 보듬고 품어 준 풍경과 그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첫 포토에세이다. 단풍 시들해지고 찬바람이 스며드는 날들, 나의 투병 일기가 딱 일 년을 맞는 날에 저녁 예불 시간에 맞춰 화엄사에 들었다. 둥더덕 더덕 둥더덕 더덕, 중생의 어리석음을 일깨우는 법고가 울리고, 두웅 두우웅 두웅 범종 소리는 어두워지는 하늘로 올라 각황전 너머 파르스름 하늘 별들도 깨운다. -「화엄사 저녁 예불」 중에서 시인은 섬진강과 지리산이 자신을 살렸다고 한다. 오백 리 길 섬진강 윤슬, 아침 운해, 사성암에서 보는 저물녘 붉은 노을, 지리산 아흔아홉골 산그리메, 선연한 풀꽃들이 “삼백예순 날 투병의 시간을 건너와” 자신을 치유하고 치료해 준 전속 주치의라고 명명한다. 문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있어 나가 보니 마을 후배가 쌀 한 포대를 마루에 부려 놓는다. 추수했다고 햅쌀 맛 좀 보시라 내려놓고 서둘러 다음 집으로 간다. 해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루돌프 사슴 썰매 대신 1톤 포터를 몰고 골목길을 오가는 마을 산타들! -「녹명(鹿鳴)」 중에서 먼저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다른 사슴들을 부르는 울음소리가 녹명이다. 대개 짐승들은 먹이를 발견하면 누구한테 뺏길세라 허겁지겁 혼자 먹는다. 그런데 사슴은 목을 길게 빼고 울음 울어 친구들을 부르는 것이다. 하물며 인간은 어떠한가. 자본과 물질문명 속에서 내 것을 챙기기 급급하고 자기 유리한 쪽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피폐해지는 현실사회 속에서 시인의 이웃과 마을과 지역은 시인이 날마다 걷고 바라보는 지리산의 품과 섬진강의 물결처럼 이렇게 넓고 그윽하다. 해마다 이상 기후와 노령화로 인해 점점 힘들어지는 농사일에도 불구하고 “쌀 한 포대를 마루에 부려 놓는” “마을 산타들!” ‘녹명’은 저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함께 어울려 같이 잘 살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아름다운 말이자 우리가 끝끝내 지켜내야 할 공동체 정신이 아니겠는가. 1,440m 만복대 산정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앞을 가로막던 구름이 확 걷히고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지리산 제1봉인 천왕봉과 제2봉인 반야봉 봉우리만 구름 속에 섬처럼 솟아 둥둥 떠 있는 풍경은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산이 아니라 망망대해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비현실적인 너무나 비현실적인 풍경 앞에 그만 목 놓아 울어버리고 싶은 심경이었다. -「한바탕 울음 우는 풍경들」 중에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호곡장(好哭場)’, ‘한바탕 울어볼 만한 곳’이란 글이 나온다. 중국 사신 길에 만난, 1,200리 사방이 하늘과 땅의 끝이 맞닿아 있는 요동 벌판의 풍경을 보고 ‘한바탕 울음을 울기에 좋은 곳’이라고 했다는데, 또 그만한 울음터로 금강산 비로봉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는 자리와 황해도 장연의 금모래사장을 꼽았다고 한다. 시인이 오르는 지리산은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앞을 가로막던 구름이 확 걷히고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어 “반야봉 봉우리만 구름 속에 섬처럼 솟아 둥둥 떠 있는 풍경”에 누군가는 “그만 저 구름바다에 빠져 죽어도 좋아!”라고 외쳤다 하니 ‘한바탕 울음 울기 좋은 곳’이 분명하다. 매화 산수유 벚꽃 피어 전국에서 몰려든 상춘객으로 들끓던 섬진강 길이 오월이 되니 나뭇잎들이 푸르러져 시원한 그늘 터널이 만들어지고, 하동공원길에는 봉숭아 물들인 새끼손톱 같은 매실들이 꼬물꼬물 자랍니다. -「강에서 짓는 농사」 중에서 때로는 한 장의 풍경이 삶을 살게 하고 눈물을 닦아주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하는 사회, 개인적 상처 등으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풍경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살아 있음의 존재 가치를 느끼라'며 토닥여 준다. 책 속 풍경들은 시인이 엎드리고 걷고 품으며 찍은 사진으로 자신만의 기억과 눈빛으로 연결되며, 각자의 삶에서 뭉클하고 중요한 순간을 발견하게 한다. “삼백예순 날 투병의 시간을 건너와 삼라만상 일깨우는” 지리산과 섬진강의 품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살이의 소중한 깨달음이 “뭇 생명 소중함의 깨달음으로, 그 깨달음이 만물 사랑의 손길로 번지기를” 기원하는 시인처럼 자연과 풍경을 사랑하는 사람, 마음의 위로와 회복이 필요한 사람, 조용히 삶을 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치료비를 한 푼도 받지 않는 주치의, 『나를 살린 풍경들』을 권한다.

추천사

이강산 (시인·사진가) 시인이자 사진가 김인호. 그의 이름이 입술에 닿으면 곧장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지리산 능선과 섬진강 저녁노을, 폭설 속 얼음새꽃. 그 셋이 찰나에 오버랩되면서 실존 인간은 사라지고 원시 자연의 몇 컷 풍광으로 눈앞에 들이닥치는 사람이 김인호다. 그 풍광의 스펙트럼은 누구나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야생화 한 점을 품기 위해 몸에 밧줄을 묶고 벼랑 끝에서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 오랜 세월 지리산과 섬진강에 발자국을 찍어 “구도자의 길”을 낸 사람만이 가능하다. 그가 ‘탐매(探梅)’하듯 떠돈 10년의 순례 끝에 포토에세이를 묶는다. 지리산이며 섬진강의 뭇 생명이 어디 책 한 권에 담길 수 있을까만 오늘 같은 허욕의 세상에서 10년을 감내하고 “가장 아름다운 춤, 멈춤”의 시간을 누리는 그의 책이 반갑고 놀라워 경외(敬畏)라는 낱말을 감추기 힘들다. 그는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르는 강물’처럼 자신을 비우고 마침내 이 책에 다다랐다. 우리는 책장을 넘기는 동안 눈앞에 펼쳐지는 ‘인간의 홍매’, 김인호의 바다에서 자맥질을 반복할 것이다. 복효근 (시인) 김인호 작가의 포토에세이를 본다. 읽는다. 이미지를 통한 영상미와 문자를 통한 메시지가 때로 부합하고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때로 반전하면서 감동을 연출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국립공원 1호 지리산과 아직은 청정 수역으로 남아 있는 구례의 섬진강을 작품의 태반으로 삼았다. 작가의 시적인 사진 이미지의 빼어남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시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만이 그의 작업 의도는 아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품고 있는 오묘한 자연의 아름다움, 역사와 인문학적 유산, 그 속에 펼쳐지는 사람살이의 애환, 위기의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 영성적인 삶을 지향하는 철학적 사유가 사진 이미지와 버무려져 있음을 본다. 모든 참다운 예술이 그렇듯이 김인호의 이번 포토에세이집도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살아가며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가, 종국에 돌아갈 육신과 정신의 귀의처가 어디인가 묻고 있다. 작업 기간에 코로나19가 있었고 작가 개인적으로는 투병의 기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치유’라는 화두가 그 중심에 있음을 볼 수 있다. 자연도 인간도 황폐화 일로에 서 있는 전 지구적인 위기의 상황에서 이러한 예술적 질문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아니할 수 없다.

저자소개

저자 김인호 광주(光州)에서 태어났다. 시집으로 「땅끝에서 온 편지」, 「섬진강 편지」, 「꽃앞에 무릎을 꿇다」,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다」, 사진집 「나는 구례다」, 「구례의 들꽃」 등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시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인터넷신문 「지리산人」 편집장을 맡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05 제1부 녹명(鹿鳴) 호모 심비우스, 그대·12 보석 산수유·14 화엄사 저녁 예불·16 이십 킬로그램의 무게·18 녹명(鹿鳴)·20 눈물이 많아졌다·24 무지개를 보라·26 지리터리풀 꽃빛·28 지초봉 수묵화·30 단비 소리·32 한 치 앞·34 해탈 스님·36 나이와 상처·38 사성암 운해·40 예사롭지 않은 5월·42 명당 중의 명당·44 눈 내리니 산수유 열매 더욱 붉어라·48 쩌엉쩌엉·50 다랭이논 마을·52 사포마을 사계·54 비밀의 숲·56 첫눈·58 지리산 레드문·62 절정 들판·64 무궁무진 구례·66 제2부 한바탕 울음 우는 풍경들 섬진강 아침놀·72 제발 지리산을 가만 좀 두시라·74 노고단 숲의 여름꽃들·78 말귀를 알아듣는 지리산 다람쥐·80 대책 없는 아침·82 한바탕 울음 우는 풍경들·84 눈 속의 꽃들·88 치밭목에서 생일 케이크를 자르다·90 예술혼을 사른 친구·92 마지막 김장·94 섬진강 어부 부부·96 화엄숲·98 부자(父子)가 죽음으로 지킨 석주관·100 새벽길·102 산내 갔다 오는 길·104 후투티 첫 나래짓·108 남바람꽃여인숙·110 화엄 미소·112 법화종주·114 독버섯 중의 독버섯·116 구도자의 길·118 지리산의 생일 선물·120 달궁 수달래·122 운해꽃·124 제3부 가장 아름다운 춤, 멈춤 오백 리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128 가장 아름다운 춤, 멈춤·132 홍매를 찾아서·134 사성암에서 바라보는 섬진강과 구례·138 평사리 부부송·148 큰 산 아래, 구례 사람들·152 천왕봉의 첫눈·156 불일폭포에서 선녀를 만났다·160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르고·164 4월에 눈 내린 노고단에서·168 제4부 다시 쓰는 섬진강 편지 내 마음의 아득한 골짜기, 빗점골·174 타인능해(他人能解)·180 매화마을에서·184 소만 무렵이면 대나무가 누렇게 물드는 까닭·190 다시 쓰는 섬진강 편지·194 강물꽃, 어느 꽃보다 환한 꽃이다·198 고향의 꽃, 배롱나무꽃·202 삼팔광땡, 구례 장날·208 꼬막장이라는 정겨운 말·212 강에서 짓는 농사·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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