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 마더 - 김보현 지음
블러디 마더

저자 : 김보현

발행일 : 2024년 10월 29일 출간

분류 : 문학 > 한국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KDC : 문학(810)

정가 : 16,700원

출판사
출판사연락처
출판사 주소
쪽수
276
ISBN
9791193024874
크기
128 * 195 mm

도서분류

문학 > 한국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문학 > 장르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도서소개

세상에서 가장 처절한 핏빛 시간 여행 김보현의 《블러디 마더》가 안전가옥 오리지널 마흔한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블러디 마더》는 2018년 《미스테리아》 19호에 게재되었던 단편 〈블러디 마더〉를 장편화한 작품으로, 눈앞에서 딸 정야를 잃은 금홍이 정야를 살해한 범인을 시작으로 여성 대상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단죄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몇 번이고 시간을 넘나들더라도 종국에는 딸 정야를 만나고자 처절한 몸부림을 계속하는 금홍의 안타깝고도 숭고한 사랑과 그런 금홍의 곁을 지키고자 하는 여성들의 연대를 김보현 작가가 자신만의 판타지 스릴러로 담아낸 《블러디 마더》는,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잔인한 현실에 발 붙이고 있는 우리가 바라던 단죄를 실현해 줄 초자연적 존재의 등장이자 언젠가 그런 영웅이 필요 없는 날이 오길 바라는 바람의 상징이다. 줄거리 몸을 웅크린 채 두 손을 모으고 완벽한 항복의 자세를 취한 불에 탄 남자의 사체. 남자는 입안에 플로랄 폼을 가득 물고 있고, 그 옆에는 길이가 다른 나뭇가지 두 개가 떨어져 있다. 하수구 안에서 발견된 기이한 이 사체를 시작으로, 또 다른 소사체(불에 탄 시체)가 연속으로 발견된다. 진선을 포함한 형사들은 이를 연쇄살인으로 보고 범인을 쫓기 시작하지만, 쫓을수록 범인의 정체는 흐릿해지기만 한다. 조사를 통해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만, 정연은 분명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의 사건이 어느 순간 기록되기도 한다는 점을 알아챈다. 사체를 불태우는 것 외에 특이한 점이라면, 피해자들이 모두 스토킹, 교제 범죄, 성추행, 성폭행 등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저질렀으며 죄의 무게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았거나 무죄 처분을 받았다는 점이다. 경찰 내부에서 이를 두고 ‘단죄’인지 ‘불법 사적 처벌’인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밖에서는 범인의 실마리도 잡지 못하는 경찰의 무능함에 대한 질타가 이어진다. 압도적인 힘, 2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키, 2m가 되지 않는다면 날아다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리고 시간을 무차별적을 넘나드는 듯한 살해 시점……. “불가능한 가설을 모두 제외하고 나면, 남은 가설이 진실이다. 그것이 아무리 믿기 어려울지라도.” 아서 코난 도일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던 진선은 마침내 남은 단 하나의 가설을 들여다본다. 그러면 모든 게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범인이 시간 여행을 하는……라면 모든 게 설명이 되지 않아?”

저자소개

저자 김보현 2011년 문예지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고니〉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올빼미 소년》으로, 2015년 《팽: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17년 장편소설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을 출간했고, 2022년 장편소설 《가장 나쁜 일》을 출간했다. 2022년 개봉한 영화 〈올빼미〉의 원안을 썼으며 2023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가장 나쁜 일(양장본 Hardcover)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신예작가(2014)

목차

1부 - 블러디 마더 ..... 9p 2부 - 인터뷰 : 황혼에서 새벽까지 part. 1 ..... 225p part. 2 ..... 231p 에필로그: 썸데이 도넛 클럽 ..... 241p 작가의 말 ..... 270p 프로듀서의 말 ..... 271p

서평

“정야, 26년 3개월에서 더 이상 늙지 못하게 된 내 딸.” 심판자가 필요 없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에 대하여 평온하다는 말마저 진부하게 느껴지는, 수없이 함께 보내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믿었던 그 저녁식사 시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함께 된장찌개를 나눠 먹었어야 할 그런 저녁, 금홍은 딸을 잃었다. 그것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끝내 일어나고 말았다. 놈은 금홍이 파를 썰고 감자를 썰다 내려놓은 칼을 들어 정야를 찔렀다. 금홍의 26년 3개월 된 딸. 그리하여 정야는 26년 3개월에서 더 이상 늙지 못하게 되었다. 정야를 찌른 놈은 그대로 달아났다. 죄 없는 생명이 허무하게 스러졌다. 이유 없이 빛을 잃은 생명이 정야 하나뿐이었다면 《블러디 마더》는 조금 다른 소설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이 어처구니 없이 목숨을 잃는 현실은 소설보다 더 잔인하기에, 《블러디 마더》는 지금의 《블러디 마더》가 되었다. 명주는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피해 베란다에서 뛰어내렸고, 경신은 불법 촬영 동영상으로 협박당했다. 유진은 머리를 짧게 잘랐다가 ‘묻지 마 폭행’을 당했고, 하영은 길고양이 밥을 주러 나갔다가 맞아 죽었다. 그리고 또 다른 여자들은…… 가해자들에게만 성립되는 이유로, 죽었다. 금홍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비명이 들리고,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릴 때, 금홍은 시간의 틈새로 빨려 들어가 ‘놈’의 앞에 선다. 놈의 살을 찢고, 뼈를 부수고, 심장을 파괴한다. 그리고 흐려지는 시야 너머로 언젠가는 정야가 그 순간에 자신을 불러주길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이들이 있다.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그것은 소설을 읽는 당신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원치 않는 시간 여행과 기약 없는 기다림이 우리가 정말 원하던 것이었을까?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건 한 명의 절대적인 심판자일 수도 있다. 《블러디 마더》가 보여 주는 세상은 그 심판자가 존재하는 때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우리는 안다. 우리가 끝끝내 원하는 것은 그 심판자가 필요 없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떠돌며 그 애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걱정하며, 그리워한다.” 한 여자의 세상에서 가장 처절하고 서글픈 핏빛 시간 여행 의지와 상관없는 시간 여행을 하며 금홍이 끝끝내 놓지 못하는 희망은 단 하나다. 언젠가, ‘그날’의 정야의 목소리가 자신을 부를지도 모른다는 것. 그래서 자신이 정야를 구해낼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게 시작된 핏빛 시간 여행은 기약 없는 외로운 기다림이다. 그 기다림 속에서 읊조리는 금홍의 혼잣말은 처절하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규칙 없이 무차별로 떠돌며 그 애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걱정하며, 그리워한다. 그 생각과 사랑과 걱정과 그리움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러니 정야야. 언제든 와라. 어떤 모습으로든 와라. 이 꼴이 되어서도 너의 죽음을 돌이킬 힘이 없다. 그것이 나의 주제다. 내게 남은 것은 시간과 앙심뿐. 나 여태, 떨고 있다. 죽지 않고, 떨고 있다. 쉽게 죽거나 하지 않을 거다.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죽지 않았으므로 살아, 너를 생각하는 나는, 정야의 모친. _본문 중에서 금홍은 이토록 처절하게 외로웠다. ‘또 다른 정야’를 만나게 되기 전까지는. 금홍이 우연히 구한 한 소녀가 자신의 아이에게 ‘정야’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금홍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된다. 고요한 밤 은밀하게 모여 금홍과 함께 밤을 지새우고, 서로의 손을 잡고, 음식을 나눠 먹는 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누군가의 죽음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말하고, 어떤 이들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과도한 피해망상이라 말하며, 어떤 이들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예민하다고, 과격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목소리들 속에서 금홍 또한 말한다. “이것은 모두 벌어진 일”이며, “내가 그 증거”라고. 소설이 쓰이고 읽히는 동안에도 어떤 목소리는 비명을 지르고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사라지며 어떤 생명은 숨이 꺼진다. “내가 그 증거”라고 말하는 금홍이 말을 끝맺고 책장이 덮히는 그 순간, 모두는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겪는 죽음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벌어진 일이라는 걸. 그리고 “우리가 그 증거”가 될 것이다.
목록
장바구니 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