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트렌드 키워드로 보는 그림책, 『울리의 하루』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상기시키는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
불편하고 불안한 일이 휘몰아치는 날들을 보내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보통의 하루가 주는 소중함이죠. 책 속 주인공 이름은 울리예요. 그리고 울리가 가장 사랑하는 인형의 이름은 ‘하루’랍니다. 울리가 한시도 떨어진 적 없는 ‘하루’는 인형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뜻하기도 하지요. 아침이 되면 울리의 털 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는 인형 하루처럼, 우리 역시 새로운 하루임에도 무심하게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작가는 털 속에 숨겨진 ‘하루’를 찾아 반갑게 껴안는 울리를 통해 독자에게 평범한 하루를 소중히 마주보게끔 이끕니다. 큰일 없이 잔잔하게 되풀이되는 일과 속에서 인형 ‘하루’를 찾아 떨어진 눈을 달아 주기도 하고, 함께 목욕도 하며 작지만 달콤한 행복을 꿰어가는 울리의 ‘아주 보통의 하루’는 그 소중함을 잔잔하게 전해 줍니다. 간혹 밋밋한 날들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에 촘촘하게 들어 있는 작은 행복들을 발견해 소중히 여기며 #아보하가 지닌 이완과 평안이 다가옵니다.
유해한 존재들 사이에서 작고 귀여운 무해한 존재들이 가진 반전의 힘 #무해력
자그마한 크기의 이 책은 아크릴과슈와 오일파스텔을 이용해 그린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곱슬 양 울리의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아침을 맞아 인형 하루를 찾으러 가는 울리의 모습은 털로 된 공처럼 뒤뚱거리며 돌진하지만 누구를 공격하거나 해를 끼지지 않는 양의 습성이 더해져 귀엽게만 보입니다. 등장인물은 곱슬 양 울리, 인형 하루, 미용사 생쥐 외에도 여러 동물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캐릭터화하면서 작가는 귀여움을 포인트로 연출하여 동물이 가진 순수함을 더불어 담아냈습니다. 울리의 털이 복슬복슬하게 자랐을 때 느껴지는 보드라움, 또 털을 원하는 스타일로 짧게 자른 울리의 깜찍한 모습, 울리의 털을 다듬고 자르며 한편으로는 그 털로 포근한 양모 제품을 만드느라 바쁜 생쥐들의 사부작거림 등은 큰 변화 없이 되풀이되는 일과를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하게 보여 줍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가는 기린, 곰, 토끼 등등이 보내는 하루 또한 덩달아 궁금해집니다. 순수하고 귀여운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 속에서 마음의 경계가 스르르 느슨해지는 진정한 #무해력을 느낍니다.
기억으로 각인되는 체화된 경험 #물성매력
CMYK 잉크에 핫핑크 별색 잉크를 더해 색채감이 예쁘고 사랑스럽게 표현되었습니다. 더불어 표지에 이지스킨 코팅을 해 책을 만질 때마다 벨벳의 보드라움을 느낄 수 있어요. 자그마한 크기의 책에 보송하고 사랑스러운 빛깔과 부드러운 촉감이 더해진 #물성매력을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