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엄마가 되고도, 온전히 내가 되어가는 여정.
자신을 소진시키는 것이 끔찍하게 싫었던 심리상담사가 마주한 임신과 육아의 세계.
단정한 일상 속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소중했던 심리상담사 양희조는 반려인의 간곡한 요청으로 임신과 육아를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수차례 부딪히고, 수차례 원망하며 창과 방패가 되어 싸우다 심리상담사로서 자신을 위한 결정으로 자녀가 있는 삶을 결심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결심했다고 해서 아이 있는 삶을 곧장 사랑하게 되진 않았다. 지독히도 사랑했던 ‘아이 없는 삶’에 대한 긴 애도의 기간이 필요했고, 먼저 세상을 떠난 친엄마를 통해 생겨난 생의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기도 했다. 그 과정은 아름답게 빛나기보단 어둠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것에 가까웠다. 모두가 아름답게 포장하는 아이를 기다리고 아이와 만나는 임신과 육아의 시기, 하지만 저자는 그 포장지를 벗겨 임신과 육아의 날것을 마주한다. 심리상담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모든 감정을 쉬이 무시하거나 버리지 않고 찬찬히 음미하기를 다짐한다. 설사 그것이 아주 맵고 쓰고 짜다고 할지라도. 그 사이 사이, 찰나에 나타나는 부드럽고 단 맛을 최선을 다해 느끼면서.
그렇게 저자는 조금씩 아이가 없는 시절, 자신을 지켜준 아름다운 성을 허물기 시작했다. 한 번에 성을 허물었다간 자신이 다칠 것이 분명하기에 아주 천천히 벽돌을 하나씩 빼내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운 성에 자그마한 파괴자를 초대한다.
아이 없는 삶을 사랑했던 심리상담사는 아이 있는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신의 성에 초대된 자그마한 파괴자를 환대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를 고민하면서도, 자신을 잃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한 담백하되 차갑고, 솔직하되 따듯한 위로이자 응원이다. 기꺼이 엄마가 된 모두가 온전히 자신도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