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온문 (문학평론가·문학박사)
심정자는 한곳에 머무르기를 거부하는 시인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움직이는 시인이다. 심정자가 걸어가는 “문인의 길” 또는 ‘시인의 길’은 “순례자”로서의 행로와 다르지 않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인으로서 삶을 경건하고 숭고한 마음으로써 수용하고 있는 셈이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준비하면서 “채우고 싶은 몇 가지”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사회의 문제”, “고독사의 슬픈 노래” 등을 “치유의 언어”로써 쓰는 것이다. 이제 “스스로/ 비워야 할 때를 생각”할 수 있는 겸허한 성품의 시인을 서둘러서 만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