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가는 기억의 조각 속에서 발견하는 소중한 삶의 순간들!
-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 치매와 함께 살아가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워갑니다
치매를 마주한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일상과 그 속에서 느끼는 희로애락, 그리고 치매와 함께 살아가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2024년 제8회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 부문 수상작 네 편을 엮은 작품집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투병과 간병의 고된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며 치매와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해 가는 여정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그려냈습니다.
치매는 단지 한 사람의 병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족 모두에게 큰 도전과 변화를 안기며, 익숙했던 일상의 틀을 송두리째 바꿔 놓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더욱 가까워지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랑과 연대의 힘을 발견하게 되고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이 작품집은 치매의 고된 여정 속에서도 피어나는 가족 간의 사랑과 유대감, 잃어가는 기억의 조각 속에서 발견하는 소중한 삶의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각 작품에는 치매라는 가혹한 현실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이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가족들의 헌신과 환자의 희망과 용기가 담겨 있습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거꾸로 걷는 그림자〉는 결혼 직후부터 30년 넘게 모시고 살아온 홀시어머니에게 치매라는 불청객이 찾아온 이후, 작가가 구순이 넘은 시어머니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쌓으며 헌신적으로 돌보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시어머니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뒤, 간병이라는 새로운 길에 들어선 작가는 시어머니의 인지력이 남아있는 동안 함께 옛 추억을 찾아드리고,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어가기로 합니다. 살아온 삶을 추억하듯 한 알 한 알 구슬을 꿰며, 형형색색 반짝이는 삶의 순간을 떠올리는 시어머니. 작가는 그런 어머니 곁에서 32년을 그림자처럼 동행하며, 이제는 어머니의 엄마가 되어 치매라는 현실 속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어 간병이라는 고된 일상을 따뜻하게 채울 수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전합니다.
우수상을 받은 〈사랑의 궁극〉은 직장문제로 주말부부로 지내야 했던 작가가, 편찮으신 시부모님을 혼자서 돌본 아내의 헌신과 또 어머니를 향한 깊은 사랑을 절절히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거제도로 발령받아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아내는 편찮으신 시부모님을 정성껏 돌보며 모든 집안일을 혼자서 감당해야 했습니다. 정년퇴직 후 집으로 돌아온 작가는 아내가 오랜 세월 감당해 온 고되고 힘들었을 시간의 무게를 새삼 깨닫고, 자신의 부재 속에 어머니 간병으로 수고했을 가족들을 대신해 어머니를 정성껏 돌보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종을 맞는 마지막 장면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남은 가족들의 애틋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작품은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헌신과 행동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장려상의 〈나만의 치매 대처 방법: 알면 걱정할 것 없다〉는 치매 초기 증상에 맞서는 한 개인의 강한 의지가 담긴 이야기입니다. 언젠가부터 기억력이 흐려지고 깜빡깜빡하는 증상을 느낀 작가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온 치매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장을 보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함이 스며들었습니다. 그 이후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인다는 진단을 받은 작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다양한 방법들을 이 글에서 소개합니다. 작가는 ‘나는 치매를 이길 수 있다!’는 굳은 의지를 다지며, 두려워하기보다는 치매를 극복하려는 자신만의 실질적인 노력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치매 예방법을 터득해 나갑니다. 치매라는 도전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의 새로운 방식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치매를 극복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보여주는 작가는 "누가 나를 치매 환자라 부르는가?"라는 의연한 태도로 치매와 동행하는 법을 제시합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치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는 저자의 노력과 열정은 독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치매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정한 말 한마디〉는 7남매의 장남과 결혼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가 치매와 간병이라는 현실 속에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걷지 못하게 된 시어머니는 척추협착증 수술 후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 집에 웬 아줌마가 와 있냐?‘라며 유독 자신만을 기억하지 못하는 야속한 시어머니와, 남편과 자신에게만 시어머니의 간병을 떠넘기는 무관심한 형제들로 인해 작가는 고통스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억눌린 화가 폭발해 등을 세게 밀었을 때, 시어머니가 더 시원하다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고 며느리도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치매 증상으로 계절이 바뀌어도 여전히 ‘겨울’에 머물러 있는 듯한 시어머니를 보며, 작가는 부드럽고 다정한 말 한마디가 그녀를 깨울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먼저 그 말을 건네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쉽게 다정함을 미루고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이 겪는 고통과 외로움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간병이라는 고된 시간 속에서 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를 담은 다정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기게 하며 따뜻한 이해와 소통이 어떻게 관계를 회복시키고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렇듯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두 번째 이야기』에 담긴 네 편의 이야기는 각각 치매라는 현실을 맞닥뜨린 사람들의 고통과 그 안에서 발견한 사랑, 희망, 삶의 의미를 진솔하게 풀어냅니다. 희미해지는 기억과 서로가 낯설어지는 시간 속에서 가슴 아파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갑니다. 잃어가는 기억 속에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오래된 그리움과 그 안에 깃든 사랑일 것입니다.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두 번째 이야기』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치매와 함께하는 시간이 단순한 고통의 연속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희망과 사랑을 배우는 여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집입니다.